미사일사태 속 北ㆍ中조약 체결 45주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제재문제를 둘러싸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 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부딪치고 있는 가운데 북한과 중국은 11일 상대국 유사시 자동적인 ’군사개입조항’이 포함된 ’조·중 우호협력 상호원조조약’ 체결 45주년을 맞는다.

중국은 10일 후이량위(回良玉) 당중앙 정치국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가 인솔하는 친선대표단을 평양에 파견, 현지에서 열리는 상호원조조약 체결 4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토록 했다.

지린(吉林)성 출신인 후이 부총리는 농업, 위생, 재해 및 산업 안전 등의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중국 언론은 후이 부총리 일행이 이날 오전 베이징을 떠나 평양에 도착했다고만 보도하고 수행자 명단은 전하지 않았으나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이 그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것은 지난 6일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이 확인한 바 있다.

후이 부총리 일행의 이번 북한 방문은 동북아 정세를 돌연 긴장상태로 몰아넣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문제,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조치로 인해 작년 11월 이후 다시 열리지 못하고 있는 6자회담 재개문제 등과 관련해 양국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상호원조조약 45주년 기념행사 참석이라는 방문 목적을 보면 한·중 수교 이후 한 동안 양국 관계가 소강상태에 들어가면서 한때 사문화한 것으로 간주됐던 상호원조조약의 건재와 변함 없는 양국 친선관계를 재확인하는 의미가 강하다.

1961년 당시 북한 수상 김일성과 중국 총리 저우언라이(周恩來)가 각각 서명해 두 나라 우호·협력관계의 준칙이 됐고 사실상 일종의 ’군사동맹조약’이기도 한 상호원조조약은 양국이 전력을 기울여 피차간의 최대 이익을 수호하고 공동의 적국에 의해 가해지는 위협에 대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문(前文)과 6개조로 이뤄진 이 조약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부분은 두 조약국 가운데 한 나라가 제3국의 침략을 받아 전쟁이 일어날 경우 다른 한 나라는 전력을 다해 군사 및 기타의 원조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한 제2조의 이른바 ’군사개입조항’이다.

즉 어떤 제3국이 두 조약 당사국 가운데 한 나라를 침략하려 할 경우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동으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조약 당사국 가운데 한 나라가 어떤 제3국이나 연합한 몇개 나라의 무장공격을 받으면 다른 조약 당사국은 즉각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군사 및 기타의 원조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조약은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고 양국이 합의하지 않으면 수정하거나 종결시킬 수 없기 때문에, 극단적인 예를 들어, 미국이나 일본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유로 내세워 북한을 치려고 하거나 치는 상황이 되면 중국은 예의 ’군사개입조항’에 따라 일단 북한에 대한 군사지원에 나서야 한다.

또 제4조를 보면, 북한과 중국은 양국의 공동이익과 관련되는 모든 중대 국제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협상을 진행한다고 돼 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동북아 안보정세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와 맥이 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중국 제4세대 지도부가 들어서기 전인 3-4년전 중국으로서는 상당히 껄끄러워진 ’군사개입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지금은 잠잠해진 상태다.

중국은 ’군사개입조항’을 그대로 두어 북한을 안심시키는 한편 미국과 일본의 ’무리한’ 행동도 억제하는 등의 효과를 노리면서 이 조항의 적용 여부를 놓고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방향으로 한반도 현상유지 등 동북아지역의 평화·안정 수호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도 어디까지나 하나의 주권국가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내정간섭 배제를 강조하고 있는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보다 북한이 “강한 것에는 강한 것으로 맞선다”는 전략에서 핵실험까지 하는 상황에 이르지 않을까를 더 우려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미사일 시험발사는 몰라도 북한이 핵실험까지 함으로써 바로 코 앞에 위치한 한반도에 자국의 발전에 커다란 장애요소가 될 수 있는 핵무기가 존재하게 되고 혈맹인 북한을 상대로 중대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사태를 중국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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