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양자접촉 ‘뉴욕채널’에 촉각

▲ 2003년 1월 北 유엔 차석대사와 뉴멕시코 주지사의 북미접촉

중국이 ‘미-북 양자회담’을 6자회담 재개 카드로 내놓고 미국의 유연한 자세를 촉구하고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의 대북 설득이 한계에 직면하자 당사자인 미국의 행동을 요구하고 나선 것.

류첸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핵실험설에 대해 세계가 걱정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북한이 직접 만나 대화한다면 한반도 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보다 강도 높게 미-북 접촉을 미국이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북한이 6자회담 복귀의 명분을 미국으로부터 얻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내세운 회담 원칙을 완화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중국은 그동안 주변국과 함께 6자회담 내 양자회담 개최 원칙 입장을 고수해왔다. 최근 중국이 요구하는 미-북 간 직접 접촉은 회담 개최를 위한 사전 양자접촉, 즉 뉴욕채널 가동을 의미한다. 이 자리에서 북한이 요구하는 전제조건을 일부 수용하라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美, 협상을 위한 양자접촉 불가 입장

미국도 이러한 중국의 입장을 의식한 듯 뉴욕 채널을 재가동할 의사를 보였다. 톰 케이시 국무부 공보국장은 10일 “뉴욕채널은 명백히 존재하며 그것은 여전히 열려있고 우리는 과거에도 그랬듯이 적절하다고 생각할 때 그것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요구하는 ‘협상을 위한 양자접촉’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중순 6자회담 복귀 조건으로 6자회담과 별개로 미-북 양자회담을 개최할 것과 양자회담을 통해 북한에 대한 주권국가 인정 등 2개항 수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미국은 6자회담 내에서 양자회담을 갖되, 회담에 영향을 주는 양자접촉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협상은 6자회담에서만 진행하고 개별접촉은 상호 입장과 전망을 탐색하는 수준에서 진행하겠다는 의미이다. 뉴욕 접촉도 협상 공간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6자회담과 별도의 양자회담을 요구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 차이는 분명해 보인다.

중국의 ‘양자회담’ 요구에 미국 대응 관심

미-북 간에 절충의 여지가 남아있는 부분은 6자회담 내 양자회담의 지위 문제다. 이 자리에서 회담 의제에 대한 절충이 가능하다는 신호가 미국측에서 나오면 북한의 태도변화를 불러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타협안은 결국 6자회담을 무력화 시키려는 북한의 공세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미국이 좀처럼 수용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을 고수하고 있다.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이 6일 “중국은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만 중국만 역할을 한다고 충분하지가 않다”고 말했다. 아직 중국은 미국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중국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에서 중국 껴안기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또한 외교적 해결을 위해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에 큰 기대를 걸어왔다. 궁극적으로는 북한과 중국을 갈라놓고 미-중 공조체제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해오고 있다.

그만큼 미국은 중국을 끌어들일 만한 충분한 명분이 필요하다. 중국이 ‘양자회담’ 문제로 미국의 양보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미국이 어떤 대응으로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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