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핵무기 감축협상 재개 합의

미국과 러시아는 12월 시효가 만료하는 전략무기감축 협정(START-1)을 대신할 새로운 핵무기 감축 협상을 재개하기로 1일 합의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런던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이날 영국주재 미국 대사관저에서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열어 핵무기 감축 협상 재개를 포함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 따르면 양국은 1994년 발효된 START-1을 대체할 전략무기 제한 및 감축에 관한 포괄적이며 합법적인 협정을 만들기 위해 정부 간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또 양국은 즉각 실무 차원의 협상에 착수, 오는 7월까지 그 결과를 보고하고 오는 12월5일 협정 만료 전까지 새로운 협정을 내 놓기로 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옛 소련의 붕괴 전인 1991년 핵탄두 보유 한도를 6천 개로 제한하는 START를 체결했었다.

이후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양국의 핵탄두 보유 한도를 각 2천200개로 줄이기로 했다.

특히 부시 정권에서 미국은 이란의 핵위협에 대처한다는 명분으로 동유럽에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을 추진했고 러시아는 이의 포기나 명시적 규제를 핵 감축협상과 연계하려는 태도를 보이면서 그동안 이를 대체할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군축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MD 문제에 대해서도 긍정적 자세를 보이면서 협상 재개를 위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날 성명에는 구체적으로 감축 핵무기 숫자가 명시되시는 않았지만 1천500개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두 정상은 `핵무기 없는 세계’라는 장기 목표하에 한반도의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양국 정상은 성명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발사 자제를 촉구했다.

두 정상은 북한 탄도 미사일 발사가 역내 평화와 안보에 악영향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이 발사를 자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을 지키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오는 4~8일 사이 통신위성을 탑재한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이지만 미국, 일본, 우리 정부는 이번 로켓 발사가 장거리 탄도 미사일인 대포동 2호를 쏘아 올리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양국은 MD 계획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이 있음을 확인하면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약속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후 “오늘 우리는 양국 관계에 새로운 진전이 시작됐음을 확인했다”고 말했고,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우리가 서로 적(敵)으로 보던 시대는 오래전에 끝났으며 앞으로 양국 관계 발전을 낙관한다”고 밝혔다.

양국 관계는 미국의 MD 계획,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확대, 그루지야 전쟁, 이란 핵 프로그램 등으로 냉전 이후 최악의 관계를 보였으나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화해 분위기가 급속도로 조성됐다.

한편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7월 모스크바를 방문해 달라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초청을 수락했다고 이타르 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