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정상 “북핵 6자회담 전폭 지지”

미국과 러시아 정상들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의 최종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에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뜻을 재확인해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6일 러시아 흑해 휴양지인 소치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동유럽 미사일 방어(MD)계획을 포함해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로드맵인 ‘미∙러 공동 전략틀 선언’을 채택했다.

양국 정상은 공동 선언에 북한의 핵 야욕을 종식하기 위한 6자 회담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면서 한반도 문제를 양국의 현안에 포함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 불이행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의 중요성을 관련 당사국들에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북한의 8일 ‘싱가포르 회동’을 앞둔 시점에서 나온 성명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핵 프로그램 신고 내용과 형식을 두고 미∙북간 신경전이 한창인 가운데 미∙러 양국 정상이 6자회담의 모멘텀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힘으로서 싱가포르 회담에 나서는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또 9페이지에 달하는 공동 선언에서 양국은 더 이상 서로를 ‘적(敵)’ 또는 ‘전략적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기로 했으며 전략 핵무기를 최저 수준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반드시 평화적 목적으로 이용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고, 테러 분쇄를 위해 정보 공유 등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양국간 마찰을 빚고 있는 MD(미사일방어체계)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확대에 대해서는 합의를 보지 못하고, 차후 함께 협력해 간다는 의견만 모은 채 회담을 끝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MD 계획에 대한 러시아의 기본 방침에 변화가 없음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했고, 부시 대통령은 “우리 앞에는 가야 할 많은 길이 놓여 있다”고 말해 양국이 MD문제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폴란드와 체코에 들어설 미사일 방어기지가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동유럽 MD 계획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란 등 이른바 불량국가를 견제한다는 명목 하에 폴란드와 체코에 2011년까지 각각 요격 미사일과 레이더 기지 배치 계획을 구상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이 계획이 자국 안보에 직접적 위협이 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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