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HEU관심 90년대 후반 이미 인지”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 미국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 기술에 관심이 있는 사실을 1990년대 후반부터 인지했으며, 북한이 비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는 강력하고 명백한 증거를 2년반 전 입수했다고 애덤 어럴리 미 국무부 부대변인이 10일 밝혔다.

어럴리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북한의 우라늄 핵무기 개발 의혹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 없이 왜곡, 과장하고 있다는 셀리그 해리슨 국제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의 주장에 대해 “잘못된 주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우리는 북한이 (플루토늄 방식) 대안으로 농축 우라늄 핵무기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하고 “중앙정보국(CIA)이 의회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북한은 2001년 원심분리기 관련 자재를 대량 구하기 시작했었고, 우라늄 입출시스템에 적합한 장비도 구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CIA는 지난달 23일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필요한 자재들을 구하기 위해 서방에 접근했다”며 “원심분리기 배관 4천개 분량의 알루미늄 배관을 실은 선박이 독일 당국에 적발됐고, 2003년 9월엔 중국이 국경에서 핵 프로그램에 사용될 수 있는 화학물질 적재 선박을 저지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원심분리기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알루미늄 배관 구입 시도는 그동안 언론보도를 통해서도 알려진 것이지만, 어럴리 부대변인이 말한 `우라늄 입출시스템 장비’는 알려지지 않은 증거다.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한국 정부에 그동안 알루미늄 배관 외에도 북한의 우라늄 핵개발 관련 확실한 정보를 제공했다”며 “`우라늄 입출시스템 장비’란 원심분리기에 우라늄을 집어넣고 빼내는 장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럴리 부대변인은 “해리슨 연구원의 주장 가운데 미국이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특사의 방북 때)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얘기를 북한측으로부터 들은 것이라는 주장도 틀린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이 얘기하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고, 당시 우리가 아는 것을 북한에 제시하고 추궁하자 북한이 시인했던 것”이라고 말하고 “미국이 가진 증거는 풍부하고 설득력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9일 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에 셀리그 연구원과 함께 출연한 잭 프리처드 전 대북 특사도 “내가 본 정보와 판단으로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이 분명했었다”며 “통상 정보 판단 때는 내부 이견과 다툼이 있으나 이 문제에 대해선 이견이 하나도 없었다”며 셀리그 연구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문제와 관련, 어럴리 부대변인은 “북한은 제4차 6자회담에 참석하겠다고 3차 회담 때 공개 약속했으나, 아직 복귀 준비가 안됐다고 말하고 있으며, 그동안 미국이 접촉한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여국은 모두 6자회담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열리기를 바라고 있다”고 현 상태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무부 한 고위관계자는 “우리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었으나 (복귀가) 임박하다는 식의 말을 들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어럴리 부대변인은 북한의 복귀 조건에 대해선 “요체는 6자회담 틀 바깥에서 협상해선 안되며, 6자회담 복귀 거부를 (미국이 3차 회담에서 제시했던) 제안을 변화시키는 수단으로 사용해서도 안된다는 것”이라며 “우리 안에 제안이나 대응이 있다면 그것을 논의할 자리는 6자회담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전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과 일본 총리 외교보좌관인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전 외상이 워싱턴에서 북한 핵문제와 일본인 납치 문제, 미일관계, 이라크 문제 등에 관해 40분 간 논의했으나 일본내 대북 제재론도 논의됐는지는 모른다고 어럴리 부대변인은 말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