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디오·TV로 반동적 사상 유포…남조선 이미 강점돼”

데일리NK가 북한 당국이 당 세포위원장에게 배포한 강연자료를 입수했다. /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지난달 노동당 세포위원장들에게 배포한 강연자료를 통해 외부 정보에 대한 극도의 경계심을 나타냈다. 여기에 미 제국주의가 한국을 강점, 교유의 민족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주민들에게 확산되고 있는 한류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데일리NK가 최근 입수한 세포위원장 강연자료에는 “제국주의자들이 퍼뜨리는 부류죠아(부르주아) 생활양식은 나라와 민족들의 민족성을 여지없이 유린 말살했다”며 “(이는 또) 사회에 온갖 패륜패덕이 란무(난무)하게 하는 독약과도 같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어 자료는 “제국주의자들은 신문, 잡지, 라지오(라디오), 텔레비죤(텔레비젼) 등 대중선전수단들을 동원하여 사람들의 건전한 정신을 마비시키는 각종 반동적 사상과 미신을 류포(유포)시키고 있다”며 “색정적이고 퇴폐적이며 렵기(엽기)적인 내용을 담은 수많은 영화와 노래, 춤, 소설들을 류포시키고 으며 개인의 출세와 향락을 위해서는 그 무엇도 가리지 말 것을 고취하는 문화예술작품들을 CD, 각종 기억기로 퍼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당국은 최근 북중 국경을 엄격히 통제하고, 한류 등 비사회주의적 현상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등 체제 이완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당 세포위원장에게 배포한 강연자료에 미국이 한국을 강점해 미국식생활양식을 퍼트리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 사진=데일리NK

또한, 북한 당국은 자료를 통해 미국이 한국을 강점하고 미국식 생활양식을 강요해 한국이 고유의 민족성과 문화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연자료에는 “남조선을 강점한 미제는 각종 수단과 방법을 다하여 미국식 생활양식을 부식시켰다”며 “(그) 결과 남조선에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민족성과 문화, 미풍량속(미풍양속)이 심히 어지러워지고 있다”는 내용이 실려있다.

자료는 ”썩어빠진 미국식 생활양식이 판을 치는 남조선에서는 언어생활마저 민족성이 여지없이 유린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남한에) 건전하며 고상한 우리 인민의 민족적 전통도 유린 말살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외부적으로 북한은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직접 미국을 제국주의라고 언급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으며 대남 비난 역시 자제해왔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미국을 ‘제국주의’라고 칭하고 한국이 미국의 식민지라고 인식시킬 수 있는 ‘강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주민들의 사상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1일 발표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도 드러난 대목이다. 그는 “우리 인민의 감정, 정서에 배치되는 비도덕적 비문화적 풍조가 나타나지 않도록 우리 사회를 화목한 하나의 대가정으로 꾸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외부 문화 확산과 영향을 차단하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한편, 이미 외부 정보를 접한 북한 주민들은 강연 내용에 대해 불신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본지는 지난해 7월 ‘남조선은 썩고 병든 세상’이라는 내용의 강연회에서 주민들이 선전내용을 믿지 않고 꾸벅꾸벅 조는 등 시큰둥한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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