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북수출 통제 완화에 한국역할 긴요”

북미관계가 개선됨에 따라 미국의 대북 무역제재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개성공단 등을 통해 북한과 거래 경험을 쌓은 한국기업들이 미 정부에 그 경험을 전달하는 게 긴요하다고 벤 플로우 미 상무부 규제자문위원이 밝혔다.

전략물자 수출통제 전문 변호사인 플로우 자문위원은 23일 서울 양재동에서 열린 산업자원부 산하 전략물자관리원 주최 ’미국 수출관리규정(EAR) 설명회’에 참석한 길에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북미관계가 외교적으로 진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EAR의 대북 적용 기준도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남한 정부와 기업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결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AR의 완화를 위해선 북한이 6자회담의 합의내용에 따라 핵프로그램을 투명하게 신고하는 일이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국내법인 EAR에 따라 미국 보유 기술이 들어간 고성능 컴퓨터 등 전략물자를 북한에 수출하거나 재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사전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으며, 어기는 반출업체에 대해선 대미 수출 등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EAR 개정 실무그룹 의장도 지낸 플로우 자문위원은 “미국 정부와 기업들은 아직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생각해 북한과 많은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라며 “이때문에 개성공단 사업을 벌이면서 북한과 많은 대화를 해온 남한 정부와 기업들이 미 정부에 이러한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 정부와 업체들은 개성공단에 전략물자를 보내면서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검문 절차를 지켜왔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허가 범위를 점차적으로 넓힌 뒤, 궁극적으로 허가를 면제하는 순서로 단계적으로 대북 수출통제가 완화돼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황해도 해주시를 ’제2의 개성공단’으로 만든다는 남북정상선언 관련, 플로우 자문위원은 이 합의가 발표된 후 미 상무부에 문의한 결과 개성이나 해주에 대해 별도로 ”특별한“ 정책을 갖고 있지는 않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하고 ”대북 수출통제상의 변화는 천천히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 시기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전제하고, ”부시 정부의 임기가 1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내년까지는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움직임이 빨라질 수 있으나, 행정부가 바뀐 이후에는 잠시 속도가 늦춰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플로우 자문위원은 이날 국내 15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미국 EAR의 법규 내용과 실제 적용 사례 등을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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