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北전문가 북핵 전망 엇갈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을 계기로 6자회담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지만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시각도 잇따르는 등 워싱턴 내 북한 전문가들의 전망이 크게 엇갈렸다.

낙관론자들은 힐 차관보의 방북이 부시 행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하며 6자회담이 조만간 열릴 것으로 전망하는 데 비해 비관론자들은 북한이 핵개발 목록을 모두 신고할지 의문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국제위기감시기구(ICG)의 피터 벡 동북아사무소장은 23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북 양자회담은 북한이 원해온 것인 만큼 북핵 문제 해결의 중대한 요소”라며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 시험해 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 존스홉킨스대 돈 오버도퍼 소장도 “이번 방북을 계기로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때문에 3개월 간 잃어버렸던 탄력을 일부 살렸다. 6자 회담이 지체없이 가까운 장래에 다시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낙관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아시아 전문가인 리처드 부시 박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전화통화에서 “힐 차관보의 방북은 미국이 6자회담 진전을 위해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진정한 의지를 나타냈고, 북한에게는 회담 진전을 지연시킬 구실을 없앴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대북 강경파로 손꼽히는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VOA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단순히 회담을 가짐으로써 어떤 결과를 얻어내는 것은 북한이 여러 번 사용해 온 수법임에도 미국은 아직 이 점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적 의견을 내놨다.

그는 힐 차관보의 방북에 대해서도 “북한이 여전히 북핵 협상에서 우위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북한이 2.13합의에 따른 의무사항을 전혀 이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에 관리를 보낸 것은 매우 나쁜 신호”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 능력의 규모와 범위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라며 “북한은 아직까지 우라늄 농축 능력이나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에 대해 완전히 신고할 것이라는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리티지재단의 존 타식 연구원도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지 않았는데 힐 차관보가 방북한 것은 BDA의 북한 불법자금 송금에 이은 너무 많은 미국의 양보조치”라고 주장했다고 RFA는 전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커트 캠벨 자문역은 “6자회담이 비교적 빨리 재개될 것이라고 낙관하지만 진정한 회담 진전이 있기는 어렵지 않을까 라고 본다”며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고 말했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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