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가진 북-미 양자회담에서 도출된 ‘잠정 합의’에 따라 핵심적인 대북(對北) 경제 제재조치를 완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복수의 외교소식통을 인용, 1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싱가포르 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은 6자회담 진척을 지연시킨 ▲과거 우라늄 농축 관련 핵 활동 신고 수위 ▲시리아와의 핵 개발 협력 의혹 등 논쟁 거리를 제껴두기로 합의했다는 점이 중요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양자는 이번 싱가포르 회담과 지난 달 스위스 제네바 회담을 통해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북한이 공개적으로, 정확히 시인하는 대신 이러한 의혹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바로 이 점이 조지 부시 대통령 행정부로 하여금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고 적성국교역법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면 미국은 적성국교역법에 근거를 둔 무역 제재와 금융 제재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미 관료들이 교착상태에서 결국 6자회담이 붕괴되는 것보다는 북한으로 하여금 무기급 플루토늄을 폐기토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북한은 뭔가를 공개적으로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해 제네바, 싱가포르 회담을 통해 비공개적 합의에 이른 게 북한의 체면을 살려주려는 것임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로이터통신도 이와 관련, 미국이 작년 12월31일 시한을 넘긴 핵 신고를 이끌어내기 위해 북한에 ‘체면을 살리는 방법’을 제공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는 북-미 합의 내용들은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 체결했던 ‘상하이 공동성명’과 유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미 관료들은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익명을 요구한 한 아시아권 외교 소식통은 추가 협상이 북한이 신고하려는 플루토늄의 양과 연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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