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설마 동맹국 버릴까?”…日, 北 경계여론 확산

▲ 납치자 송환 포스터를 보고 있는 일본 시민

북한이 3일 제네바 미북 관계정상화 실무회의에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문제가 합의됐다고 밝히자, 일본 정부와 여론은 납치자 문제 해결 없는 미북합의는 있을 수 없다고 일제히 주장하고 나섰다.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관방장관은 이 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일본을 내팽개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외상도 “미일관계를 희생하면서까지 미북 관계를 진전시키지는 않는다는 미국측의 연락이 있었다”고 밝혔다.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외무성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국은 일본인 납치 문제의 진전이 없는 한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 현재로서는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4일 전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인 만큼, 정부가 미국의 입장을 더욱 확실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5일부터 시작되는 일북 국교정상화 실무회의에서 북한이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 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케이 신문은 “북한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실제 합의되지 않았더라도) 핵시설 불능화의 조건이라는 것을 미국측에 강하게 인식시키기 위해 이같은 발표를 한 것”이라며 “이번 발표가 북한 정부의 공식발표인 ‘성명’이 아니고, 관영매체와의 ‘질의·응답’으로 낮은 수준인 것만 보더라도 전술적인 위협의 성격이 짙다고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부시 대통령은 내년 대선 이전에 북핵 문제의 진전을 이루기 위해 서두르고 있고, 연내에 ‘북한 핵시설 신고와 불능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북한은 미국과의 교섭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북한의 발표는 오는 5~6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리는 일북 국교정상화 실무회의에서 일본과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에 납치 문제의 진전없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면 안된다고 요구해왔다”며 “만일 북한의 요구가 수용된다면 일미동맹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자민당의 모리 요시로 전 총리는 3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내달 남북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언급해줄 것을 요구했다”며 “노 대통령은 일북관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으며,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한편,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4일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데 동의했다는 북한측 주장을 부인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