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핵신고 수위를 낮춘 이유는

북한은 최근 미국과의 잠정 합의에 따라 더이상 완전한 핵신고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비핵화 2단계 조치를 이행하기 위해 `완전하고 정확한’ 핵신고를 하기로 동의했었고, 미국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시리아 핵협력 의혹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라며 북한을 압박해왔다.

이처럼 상세한 핵신고를 고수해왔던 미국은 그러나 북한과 수개월 간의 협상 끝에 그 수위를 대폭 낮췄다.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지난주 북한과의 양자회담에서 잠정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 합의에서 북한은 우라늄농축 활동과 대(對)시리아 핵확산에 대해 미국이 관심을 두고 있음을 `인정’하기로 했다.

그간 쟁점이 됐던 두가지 의혹에 대해 북한이 `간접시인’하는 선에서 잠정 합의가 도출된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공개적으로 신고해야 할 주요 사안은 핵무기 제조를 위해 얼마나 많은 플루토늄을 생산했는 지로 모아지게 됐다.

이를 놓고 일부 비판론자들은 부시 대통령이 퇴임 전에 일정한 외교적 성과를 거두려는 `절박한 시도’로 북한의 핵신고 수위를 낮췄다고 비난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핵신고’를 언급하고 있지만 열성적인 지지자들 조차도 그의 말대로 일이 추진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직 미 행정부 관리는 말했다.

하지만 현직의 한 고위 관리는 “협상이란 가능성을 추구하는 기술”이라면서 이런 정도 수위의 신고가 북한의 비핵화 2단계 조치를 이행할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길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 관리는 “완전한 핵신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상대의 본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 관리는 “만약 시리아의 원자로가 사라졌다면 북한에 완전한 자백을 요구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대신에 북미 양측은 북한이 장래에 핵확산을 하지못하도록 규제하는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동의했다고 미 행정부 관리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북핵팀은 향후 수주일 내에 북한을 방문, 검증 시스템의 세부 사항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관리들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다른 과제로, 수십년전 북한에 피랍된 일본인 문제 등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한 관리는 “이런 남은 과제들 때문에 우리가 (북핵 문제의) 타결점에 와있다고 얘기하기 힘들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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