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미 양자협상을 거부하는 이유는

숀 매코맥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4일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일각에서 주장하는 북-미간 양자 협상을 수용할 수 없는 이유를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지금까지 미국은 지난 1994년 클린턴 행정부 당시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낸 양자 협상이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HEU) 프로그램 개발 등 약속 불이행으로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또한 북한 핵 문제는 미국과 북한만의 문제가 아닌 동북아의 지역적 문제이기 때문에 6자회담의 형식이 맞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 조지 부시대통령은 지난 7월4일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3일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제를 양자간에 다루면 옵션이 곧 바닥이 나며, 북한이 상황을 뒤집어서 미국이 오히려 문제인 것으로 만들기가 쉽다”며 북한에 대한 불신을 양자협상 불가 이유로 들었었다.

매코맥 대변인은 전날 “만일 양자 협의를 갖는다면 옆으로 비켜 난 다른 국가들이 미국에 대해 ’협상을 타결하라’, ’북한의 요구에 양보하라’고 말할 것”이라면서 “그런 식으로는 얻을 것이 없다”고 밝혀,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최빈국인 북한을 상대로 한 협상에서 양보 압력을 받는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또 양자 협상 이야기가 불거지자 북한이 6자 회담의 틀에서 미국과 1대1 접촉을 가졌음에도 양자 협상을 내세우는 것은 구실에 불과할 뿐이라면서 “근본적으로 북한과 미국간의 양자 협상으로 이뤄진 제네바 합의는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본 합의서의 잉크가 마르자마자 우라늄 농축 핵프로그램을 시작, 미국을 기만했다”면서 “최근 들어 북한이 미국에 HEU 프로그램의 보유를 확인해줬다는 것을 놓고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들을 보았다”면서 “내가 보장 하건대 그 당시 미국 대표단은 북한측으로부터 HEU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확언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002년 10월 평양에서 제임스 켈리 당시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등 북한 관리들과 만난 상황을 설명한 것이다.

이와 관련,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자서전 ’사선에서’를 통해 당시 북한이 “우리는 훨씬 더 정교한 기술을 갖고 있다”며 마치 우라늄 농축 기술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애매하게 상황을 전했다.

북한은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20여기를 파키스탄의 압둘 칸디르 칸 박사로부터 제공받았으나, 우라늄 농축 기술을 개발했는 지는 미지수이다.

북한은 HEU 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해 왔으며, 최근 핵실험은 플루토늄을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매코맥 대변인은 이어 제네바 합의는 북한에 먼저 혜택을 제공하는 식이었으며, 그러나 북한은 실제로 핵 프로그램 해체를 시작해야 할 시점에 이르자 합의가 깨졌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6자회담에서 ’선 핵폐기, 후 보상’을 주장해온 것은, 과거처럼 북한에 먼저 혜택을 주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반영한 것이다.

매코맥 대변인은 이어 북한의 이웃 나라들과 전 세계가 유엔 안보리 결의 형태로 “북한의 행태를 참을 수 없으며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해법에 도달하는데 더 나은 기회라고 주장했다./워싱턴=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