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땅ㆍ독일땅에 그어진 삼팔선

분단 상황으로 생이별한 이산가족의 슬픔은 비단 한반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해외 곳곳에 남겨진 북한 이산가족들의 슬픔 역시 우리의 아픔이다. 해외에서 탈북자들이 겪는 고통 역시 우리 민족이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KBS 1TV ‘특파원’은 10일 오후 10시50분 방송에서 지난해 5월 북한 주민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으로 망명한 신요셉-신찬매 남매 등 탈북자 6명의 힘겨운 정착과정과 현재 모습을 최초로 공개한다.

뉴욕에서 베델의 집이라고 불리는 탈북자들의 둥지에 함께 머물렀던 이들은 탈북자들의 대모 격인 김영란 씨의 헌신적인 보살핌을 받으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요셉ㆍ찬미 남매는 한인 마트에서 함께 일하고, 데보라와 나오미 씨는 미용기술을 익혀 자립의 꿈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간첩으로 의심받거나 히스패닉과 같은 취급을 당하는 등 한인 사회에서 받은 냉대와 차별이 탈북자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한나 씨는 탈북자라는 이유로 직장을 잃고 최근 다시 베델의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스무 살이 된 요한 씨는 적응에 실패해 취업을 포기하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낯선 미국 문화보다도 더 서러운 한인 사회의 뿌리 깊은 편견에 중국 사람이나 조선족으로 위장해야 취업할 수 있는 것이 탈북자들의 가슴 아픈 현실이라는 것.

제작진은 “그나마 합법적인 신분을 얻은 이들 6명은 행운아에 속한다”라며 “100~2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밀입국 탈북자들은 한인사회의 편견과 문화적 장벽 속에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한편 MBC를 통해 11일 밤 11시40분 방송되는 ‘MBC스페셜’의 ‘망부가 45년, 독일아리랑’ 편은 북한 유학생 출신 남편과 반세기 가까이 생이별한 채 살고 있는 독일인 레나테 홍(70) 할머니의 사연을 소개한다.

구 동독은 1950년대 초 북한 유학생 수백 명을 받아들였다. 당시 들어온 청년들은 20세 초반의 젊은 나이였고 이둘 중 일부는 동독 여성을 만나 가정을 이루게 된다. 그런데 50년대 후반부터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는 1961년 8월까지 북한 유학생 20여 명이 서독으로 망명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북한은 독일에 있던 유학생들에게 소환 명령을 내린다.

이러한 상황 속에 오늘날 독일에는 북한으로 함께 들어가지 못한 북한 유학생의 독일 부인과 이들의 2세가 소식을 들을 수 없는 가족을 45년 간 기다리며 살고 있다.

MBC는 “레나테 홍 할머니의 가슴 아픈 사연과 남편을 만나기 위한 지난 세월 동안의 노력을 통해 이산가족의 슬픔과 아픔을 함께 고민해 보는 계기를 만들어 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레나테 홍 할머니의 기구한 사연은 지난달 18일 Q채널을 통해서도 ‘레나테 홍 할머니의 망부가, “다시 봅시다”‘란 제목으로 소개된 바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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