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망초’ 배지 달기 운동 늦었지만 이제라도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한 김황식 국무총리와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등의 양복 왼쪽 옷깃에는 파란색 ‘물망초’ 배지가 달려 있었다. 하루 전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김 총리와 국무위원들에게 이 배지를 나눠줬다.  


‘물망초’ 배지는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가족회)’가 납북자들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지난 2000년부터 제작, 배포해 온 것이다. 배지 착용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1일 결성된 ‘신숙자 씨 모녀와 메구미상 송환을 위한 한일의원 연대’ 소속 국회의원 30여 명도 물망초 배지를 달기로 했다.


이미일 가족회 이사장은 25일 광화문 세종문화예술회관 앞에서 ‘국군포로, 전쟁 전·후 납북자, 신숙자 씨 모녀 등 10만명을 기억하는 물망초 배지 달기 범국민 대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이사장은 “‘저를 잊지 마세요’라는 뜻의 꽃말을 가지고 있는 물망초의 의미가 모든 국민들과 ‘대통령께’ 전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배지 착용 운동은 일본에서도 있었다. 일본은 요코다 메구미를 비롯해 납치자의 송환을 고대하면서 파란 리본 달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파란 하늘을 보며 재회의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의미라고 한다. 


지난 6일 한국을 방문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신임 일본 총리,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무상도 이 배지를 달고 있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2004년 5월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리본을 달고 있었다. 일본인 납북자의 수는 17명에 불과하지만 총리는 이들에 대한 책임감을 놓지 않고 있었다. 


6·25전쟁 당시 북한에 강제로 납치된 인사가 8만여 명이 넘는다. 이후 북에 납치돼 아직까지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우리 국민도 480여 명이 넘는다. 북한에 억류돼 있는 국군포로는 500여 명에 달한다. 이산가족의 한(恨)은 또 어떤가.


최근 국무위원들의 물망초 배지 달기 운동이 ‘통영의 딸 구출 운동’의 여파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통영의 딸 구출 운동이 시들해지면 국무위원들의 가슴에서 배지가 슬며시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납북자 문제 해결은 한국 정부의 의지만으로 달성될 수 없다.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납북자 실타래를 푸는 문제를 뒷전으로 밀어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물망초 배지를 단다면 납북자들과 가족들에게 작지 않은 희망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