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북정책ㆍ주변4강 외교 총체적 위기”

정부의 대북 정책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4강에 대한 외교가 전반적인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통령자문 국방발전자문위원 겸 외교통상부 국제안보분야 대외직명대사를 맡고 있는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세종연구소가 주최한 국가전략포럼에서 “북한을 6자 회담장으로 이끌어 내려는 한국 정부의 대북 유화정책은 현재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주변 4강에 대한 외교도 총체적인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미국은 최근 전략적 유연성 문제로 한국 정부와 마찰을 빚은 바 있고 주한미군 재배치를 이행하는 과정과 자유무역협정(FTA) 논의과정에서 한국에 반미정서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전시 작전통제권 단독행사 문제의 정치적 쟁점화에도 충격을 받은 듯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화헌법 개정의지를 표명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장과 일본의 군사대국화, 급성장하는 중국의 경제적 위협과 동북공정으로 인한 영토분쟁 조짐, 에너지 자원 수출국인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 등도 이들 나라와의 외교를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미동맹 관계는 서로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듯하고 한국과 중국.일본관계도 정치적으로 순탄치 않아 보인다”며 “에너지 자원외교를 포함한 대(對) 러시아 외교에서도 뒤처져 있다”고 한국 외교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문 교수는 정부가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북핵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 ▲한미동맹 신뢰회복을 위한 양국 정부간 노력 ▲일본과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한 일관성 있는 대응 ▲주변 강대국들과 경제적 다자체제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 안보에서 미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한국이 부차적인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남의 일이 되고 협상장에서 옵서버로 밀려날 수 밖에 없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미.대북 설득을 추진하고 한국 방위의 한국 주도를 통해 협상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핵 개발 추진은 미국의 적대적인 정책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추가 핵 개발을 막기 위해서는 대북 압박정책의 강화가 아니라 북한의 안보 불안감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은 아울러 “정부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한미공조를 모색하면서도 미국의 대북 추가 제재에 적극 동참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전시 작전통제권의 환수 이전에라도 남북한 간 고위급이나 최고위급 회담을 통해 북한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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