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교수 “김정일, ‘납치 일본인 더 없다

지난 3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일본인 납치 피해자는 더 없다”고 발언했다고 일본 언론이 9일 문정인(文正仁) 연세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다.

이런 언급이 사실일 경우 김 위원장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자리에서 직접 언급한 것은 2004년 5월 방북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일본 총리와 김 위원장간의 북일 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일본과의 협상에서 납치문제의 진상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납치문제에 대해 이미 해결된 사안이란 입장을 보인 만큼 북일 국교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인 납치문제의 진전이 한층 불투명하게 됐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분석했다.

문 교수는 8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의 메시지를 전당한 뒤 일본인 납치 문제도 언급했으나 김 위원장은 “일본인 납치 피해자는 더 이상은 없다”라고만 답했다고 밝혔다.

이에 노 대통령이 북일관계 개선은 남북관계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는 취지로 재차 발언했지만 김 위원장은 관계개선의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후쿠다 총리의 자세를 지켜보겠다”는 정도만 언급했다고 문 교수는 전했다.

문 교수는 노 대통령의 방북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수행했으며 한국 정부 관계자로부터 회담 결과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외신기자들에게 밝혔다.

일본 정부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를 17명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북한은 2002년 북일 정상회담에서 “8명 사망, 5명 생존, 2명 미입국”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후에도 마쓰모토 쿄코(松本京子.1977년 납치 당시 29세), 다나카 미노루(田中實,1978년 납치 당시 28세) 등 일본이 피해자로 주장하는 2명에 대해서는 납치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 ▲납치 피해자의 전원귀국 ▲납치사건 진상 규명 ▲납치 범죄자 인도 라는 대북 요구 사항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외무성 고위 당국자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노 대통령과 한국 정부측으로부터 직접 설명을 받은 것은 전부다”라고만 말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9일 오전 각료회의를 열고 북한 국적 선박 입항 전면 금지, 전품목 수입 금지 등 오는 13일 기한이 만료되는 일본의 독자적인 대북 경제제재를 6개월 연장키로 의결했다.

대북 경제제재 연장은 지난 4월에 이어 두번째다.

일본은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특정 선박 입항 금지 특별 조치법’에 의거해 북한 화물선 만경봉 92호의 입항 금지 등을 발동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에는 선박입항 및 수입 전면 금지, 사치품 수출금지 등 추가 조치를 실시한 바 있다.

후쿠다 총리는 대북관계에 있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강경노선에서 대화를 중시하는 쪽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납치 및 핵개발 문제에 있어서 진전을 위해서는 압력도 필요하다고 판단, 제재 조치 연장을 결정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분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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