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北에 명분줘 6자회담 살리려는 것”

문정인(文正仁.연세대 교수) 외교통상부 국제안 보대사는 12일 “많은 양보를 하려 한다”는 언급과 함께 남북정상회담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9일 몽골 발언에 대해 “북한에 명분을 줘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을 살리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문 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이 계속 북한을 압박하면 북한은 압박에 못이겨 6자회담에 나온다는 인식을 우려해 회담에 나오지 못할 것”이라며 “노 대통령의 몽골 발언은 6자회담을 살리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말했다.

문 대사는 특히 위폐, 인권 등 미국의 대북압박에 대해 국제안보대사가 아닌 교수 자격임을 전제로 “노 대통령이 부시 행정부에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세계와 동북아평화포럼’이 주최한 포럼에 참석해서도 이 같은 취지의 언급을 한 바 있다.

그는 “정부도 (미국의 대북정책에) 인내심을 잃어간다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그렇게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며 “미국이 9.19 공동성명 이후 계속 부정적인 면만을 만들어 내 북핵 해결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 대통령을 포함해 정부 일각에서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사는 “미국의 대북압박에 우리 정부가 동참하면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북핵 문제도 풀 수 없다”며 “중국이 한미와 같이 대북 압박에 동참하면 효과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대북압박에 동참하면 남북관계만 경색된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 등으로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한미간에 갈등이 빚어질 우려에 대해 문 대사는 “나올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미국은 북한에 대해 배드캅(나쁜 경찰), 우리는 굿캅(좋은 경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관계가 껄끄럽겠지만 미국도 대승적 차원에서 (노 대통령의 발언을) 이해해야 한다”며 “북한은 압박으로는 말을 듣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사는 “북한이 문제를 풀어줘야 한다”며 “북한이 6자회담에 나와서 핵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지 않아 6자회담이 깨진 상황에서는 정부의 대북지원이 어렵다”며 “남북 교류와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데 이는 6자회담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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