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평양 시민을 상대로 연설한 5.1경기장의 보수작업에 참여한 7총국 간부가 수입재료 횡령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내부소식통이 전했다.
5.1경기장은 평양 능라도에 위치한 북한 최대 규모(15만 명 수용)의 경기장이다. 이곳에서는 대규모 군중행사와 아리랑 공연 등 대집단 체조를 진행해왔다.
북한 당국은 동계 기간이 끝나면 경기장 보수 작업을 진행한다. 이 보수작업은 평양시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7총국에서 맡아왔는데 물자 담당을 해온 병기장이 횡령 혐의로 군 보안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양시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5.1경기장 보수에 동원되어 자재를 담당해온 책임자가 값비싼 수입 자재 일부를 빼돌려 팔아먹은 것이 들통나 군 보안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5.1경기장에서는 야간에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등이 공연되기 때문에 전기와 조명시설이 매우 중요하다. 북한 당국은 어려운 국가 재정 상황에도 공연이나 행사에 중요한 5.1경기장에 외화를 투입해 값비싼 전기, 조명 재료를 수입해 보수작업을 하도록 했다.
지난 3월에 시작돼 두 달 넘게 진행된 경기장 보수작업이 마무리됐지만, 보수 작업 와중에 고급 전기, 조명 재료가 사라졌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윗선에서 조사에 들어가 자재 책임을 맡은 병기장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수입 조명 자재나 에나멜 같은 것들은 개인집을 꾸릴(지을) 때도 사용할 수 있고, 장마당이나 건설업자에게 좋은 가격을 받고 팔 수 있는 자재”라면서 “군 보안 기관은 병기장이 개인적으로 횡령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병기장의 물자 횡령으로 드러날 경우 중형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입자재를 횡령했고, 최근 연이은 국가 재산 횡령 사건에 당국이 엄격하게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양시 만경대구역에 소재한 외화벌이 회사 지배인이 국가에 납부할 회사 수익금을 분실해 인민보안성 예심국에서 1년 넘게 조사를 받아왔다. 또한 4월 초에 북한에서 유명한 ‘모란봉’ 시계를 만드는 ‘모란봉 시계공장’ 지배인과 회계과장이 수천 달러 규모의 국가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예심을 받은 뒤 검찰에 송치됐다고 소식통들이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