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북 및 외교·안보 과제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진행 :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북정책 및 외교·안보정책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한미동맹, 한중관계 등 미해결의 과제가 쌓여있어 대내외로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인데요. 이 시간에는 새 정부에게 주어진 대북 및 외교·안보 관련 도전과 과제를 살펴보겠습니다. 자리에 김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1. 먼저 대북정책 향방부터 살펴보도록 하죠. 진보정권으로 분류되는 문재인 정부는 대북정책에 있어서 특히 이전 정부와 큰 차이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많은데요. 김 기자, 새 정부의 대북정책 윤곽부터 짚어보면 어떨까요?

현재로선 문재인 대통령의 과거 대북인식이나 발언을 중심으로 새 정부의 대북정책 윤곽을 그려볼 수 있을 텐데요. 일단 문 대통령은 그간 북핵 해법을 ‘대화’에서 찾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이전 정부가 ‘선(先)비핵화, 후(後)대화’를 못 박았던 것과 달리,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와 북핵 동결을 통한 비핵화 구상을 내비쳐온 것이죠. 작금의 경제제재만으로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해서도 새 정부는 회의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례로 문 대통령은 올해 4월 12일 문화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 해법으로 “1단계는 북핵 동결, 2단계는 북핵 완전폐기”라는 구상을 내놓기도 했고, 지난해 12월 16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선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가겠다’는 발언을 했었죠. 금강산 관광 재개나 개성공단 재가동을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인데요.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9일 “정권교체를 이루면 당초 계획대로 개성공단을 2000만 평까지 확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제재와 압박 일변도였던 기존 정부의 대북정책에서 벗어나 대화나 협상의 문을 보다 더 열어놓는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크겠습니다.

2.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가 강화되는 양상을 고려하면, 한국이 섣불리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이는데요. 새 정부가 어떤 점을 유념해야 할까요?

일단 새 정부는 미국이나 중국의 입김에 의해 한국의 대북접근법이 좌지우지 되는 것을 지양하고 있고, 이에 따라 대북정책 추진에 있어서 자율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관련국들 간의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가운데서 한국이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는 매우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북핵 문제가 단순 한반도만의 사안이 아닌 국제사회의 최대 과제가 된 이상, 어디까지나 관련국들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할 텐데요. 특히 이전 정부와의 차별화를 위해 무작정 대화나 협상 카드를 들이미는 건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이제까지의 대북정책 중 계승할 것과 보완해야 할 것을 면밀히 살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아울러 미국이 북한에 대해 ‘최대 수준의 압박과 관여’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미국과의 합의에도 소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현재 미국은 한국의 새 진보정부가 이제까지의 제재·압박 노선에서 벗어나 대화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을 텐데요. 한국의 최대 동맹국인 미국과 불필요한 오해나 불신을 만들지 않기 위해선, 북한 비핵화를 위해 어느 선까지 압박을 할 것인지, 또 어느 수준에서 대화 재개를 시도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협의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3. 북한 문제에 있어서 북핵과 북한인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안인데요. 그나마 지난 정부에서 북한인권법이 통과되면서 한국도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개선 흐름에 발맞춰 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새 정부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까요?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 봅니다. 새 정부가 북핵 해법으로든 남북관계 개선 방안으로든 북한 정권과의 대화를 추진하게 된다면, 과연 북한 정권의 아킬레스건과 같은 인권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려 하겠습니까? 이와 관련해서 지난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 대통령이 북한의 입장을 물어봤느냐 마느냐를 갖고 논란만 가열됐던 바 있죠.

하지만 북한인권 문제는 남북관계니 북핵이니 하는 사안에 가려질 정치적 문제가 아닙니다. 북한인권은 인류 보편적 가치와 존엄성을 수호하는 문제로써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안입니다. 미국과 일본, 유럽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각종 법안이 통과되는 상황입니다. 한국이 정말 대북정책을 선도해나가고자 한다면, 북한인권 문제에 있어서도 이것저것 재지 말고 원칙대로 나가야 합니다. 남북관계를 이유로 정부가 전면에 나서기 어렵다면, 오랜 시간 북한인권운동에 매진해온 시민 단체들에게 역할을 부여할 수도 있겠죠. 다만 이를 위해선 정부가 북한인권재단의 조속한 출범을 먼저 약속해야 할 것입니다.

4. 이번엔 외교·안보 과제들을 살펴보죠. 먼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놓고 논란이 식지 않고 있는데요. 새 정부에서 사드 배치 문제를 어떻게 다뤄갈 것으로 보십니까?

사실 국민 입장에선 사드 배치에 대한 문 대통령의 주장이 일관되지만은 않았던 것으로 비춰집니다. 지난해 7월 사드 배치 결정 직후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다가, 대선 직전에는 ‘사드 배치는 차기 정부에게 넘길 일’이라고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였습니다. 대선 과정에선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할 시 사드 배치가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고요. 때문에 새 정부 외교안보 라인에서 일단 사드 배치에 대한 명확한 입장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이 곧 사드를 둘러싼 남남갈등을 해소할 단추가 될 것이기도 하겠고요.

다만 새 정부 내에서 입장이 어떻게 모아지든, 한국과 미국 사이에서 이미 합의가 이뤄진 사안을 함부로 철회하는 건 외교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북핵 위협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주변국들은 다층 미사일 방어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는 상황인데, 한국이 방어용 무기인 사드만을 갖고 오래 갈등을 끌어가는 건 비생산적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또한 현재 사드 문제가 지나치게 정치화돼 있기도 한데, 새 정부에선 국방과 안보의 관점에서 사드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둘러싼 대내외 갈등을 봉합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5. 사드 배치 이후 한중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도 큰데요. 한중관계 복원에 있어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로 공을 넘겨받은 새 정부는 향후 어떤 대중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일단 한중관계 경색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우선 사드만 놓고 볼 때, 중국은 사드 배치 문제를 한국의 자위권이라 여기기보단, 중국을 겨냥한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의 일환이라 보고 있습니다. 동북아 지역에서의 안보 관점에 있어서 그만큼 한중 간 차이가 크다는 뜻이겠죠.

이럴 때일수록 한국은 사드 배치가 중국이 아닌 북핵 위협을 겨냥한 것이며, 한미일 3국이 중국을 외교·안보적으로 봉쇄할 의도가 없음을 지속 피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이 경제 압박과 같은 보복성 조치를 취하고 있기는 하나, 여기에 저자세 외교로 나가는 게 답은 아닙니다. 때문에 한국의 자위권을 존중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한중관계 패러다임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다만 중국은 앞으로 북한 변화를 유도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친중 전략도 모색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6. 한국이 그나마 미국과는 북핵 해법이나 사드 배치에 있어 원만한 의견 조율을 이어 왔는데요. 그런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거나, 사드 배치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지 않습니까? 한미동맹을 둘러싼 새 정부의 과제,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말씀하신대로 사드 비용 부담이나 방위비 분담 인상, 안보 무임승차론, 한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등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나오는 발언들은 한국이 일종의 ‘해프닝’으로 넘기기 어려운 것들이 많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로 볼 때, 한국도 사드 관련 비용 추가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어느 정도 대비해야 할 필요성은 있겠습니다.

다만 이를 무조건 수용한다거나, 혹은 과거 노무현 정부 때처럼 ‘동북아균형자론’이나 ‘협력적 자주국방’ 등의 노선을 추구한다면 한국이 딱히 얻는 건 없이 부담해야 할 비용만 커질 위험이 있습니다. 때문에 새 정부는 미국과의 안보 비용 분담과 관련해 보다 더 긴밀히 협의하되, 막대한 비용을 상쇄할 카드를 요구할 수도 있어야겠습니다. 이를 테면 확장억지력 확보와 같은 게 되겠죠. 사업가적 기질로 외교를 대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응해 새 정부 역시 한미동맹 틀 안에서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을 것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진행 : 네, 잘 들었습니다. 복잡한 한반도 정세 속에서 부디 새 정부가 대북정책을 비롯한 외교·안보 정책을 심사숙고해 마련해나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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