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미 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의 백악관에서 만나 상견례와 환영만찬을 가졌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양 정상은 오후 6시 상견례를 시작으로 리셉션과 환영만찬 일정을 소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백악관에서 공식 환영 만찬을 베푸는 외국정상 부부는 문 대통령 부부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영 만찬은 국빈방문 또는 그에 준하는 외국정상 방문에 포함되는 필수적 의전 절차로,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에 깊은 신뢰와 환대의 뜻을 표시하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문 대통령 부부 공식 환영 만찬의 인사말에서 “문 대통령과 매우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부인이 백악관을 방문해 줘 엄청난 영광”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의 5·9 대선 승리에 대해 “엄청난 승리였다. 당신은 환상적인 일을 해냈다”고 거듭 축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이들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나는 (문 대통령의 승리를) 예상했다. 그럴 줄 알았다”면서 “그래서 아주 큰 축하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문 대통령이 북한, 무역, 그리고 다른 것들의 복잡함에 대해 우리 국민과 토론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들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고, 시간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한국 국민을 매우 존경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회동은 당초 예정됐던 시간보다 35분 늘어난 2시간 5분 만에 끝났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전 백악관에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한 뒤 양국관계 발전과 주요 현안에 대한 합의사항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기자들에게 정상회담의 결과와 의미를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에는 미국 의사당에서 미 의회 상·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가지고 한미동맹, 북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핵·미사일 개발에 큰 우려를 표명하면서 한미 양국이 북핵 문제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긴밀히 공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 의회 차원의 대북 조치와 한반도 관련 입법 활동이 양국 간 공조 강화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 핵과 미사일이 더 고도화되는 것을 막고 종국적으로는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 한미 공동의 목표”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미국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셨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해결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북핵 해결에 대한 중국 역할론과 관련해선 “중국도 지난 미중 정상회담 이후 나름 노력했다”면서 “북한이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까지 가지 않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과 중국의 역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것은 아니며 미루었을 뿐”이라면서 “지금 북한은 여전히 준비하고 있고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중국이 좀 더 역할을 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고,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만나면 논의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