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쇠고기 사태로 80년대 반미주의 부활 가능성”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운동이 반(反)미, 반(反)정부 운동으로 변질되고 있는 최근 흐름에 대해 야권 내에서도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는 13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를 반미주의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우리가 무분별하게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선 안 된다는 것이 미국과 무역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다”며, 또한 “우리가 동북아시아에서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해 한미동맹을 발전시키고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일을 잘못 처리하는 바람에 우리 내부에서 80년대식의 반미주의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이것은 미숙한 정부정책이 전통적인 우방외교에 얼마나 큰 손실을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지난 9일 “우리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을 핵심쟁점을 벗어난 논쟁으로 끌고가는 것을 반대한다”며 “그런 맥락에서 촛불시위나 이명박 대통령 탄핵운동 같은 것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통합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11일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사람들을 반미, 반정부 세력으로 몰아가는 것은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쇠고기 사태를 정치 공세의 일환으로 계속 활용할 뜻임을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치권의 무책임한 선동으로 인해서 초등학생들이 쇠고기 반찬이 나오는 급식을 거부하고 음식점에는 파리가 날리는 상황이 됐다”며 “국민의 민생과 경제를 조금이라고 생각한다면 정치권은 이제 선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반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