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부답’ 북, 미 제안 수용할까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의 제안에 북한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달 28∼29일 중국 베이징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로부터 받은 제안에 ‘추후 답변하겠다’고 밝히며 돌아간 지 3일로 나흘이 지났지만 북측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특별한 반응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달 29일 이후 미국의 제안을 비롯한 6자회담 관련 소식은 물론 베이징에서 북미가 회동한 사실도 전하지 않고 있다. 다만 반미.반전 투쟁 강화와 주민들의 일심 단결을 촉구하는 등 비교적 ‘일상적’인 내부 단속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도 미국의 제안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고민중일 것”이라며 “며칠 있어야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 회동이 끝난 직후 정부 소식통은 북한의 답변이 열흘 이내에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9일을 기점으로 열흘이면 오는 9일로 아직 일주일 정도는 시간이 있는 셈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힐 차관보가 ‘조지 부시 대통령의 뜻’임을 강조하며 북한의 핵폐기를 전제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시했기 때문에 북한도 이를 완전히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미국이 제시한 인센티브에는 한국전 종전선언과 체제보장을 포함한 북미 관계정상화, 에너지와 경제지원, 궁극적으로는 안보리 결의 해제 용의 등 북한이 원하는 내용이 대부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계관 부상이 힐 차관보의 제안에 대해 즉각 반론을 제시하지 않고 유보적인 태도를 취한 것만 봐도 북한이 미국의 제안에 어느 정도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정부 소식통은 “대부분 9.19 공동성명에 나와있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북한이 오랫동안 원해온 다양한 ‘당근’들이 있어 이를 무턱대고 거절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보기도 힘들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이 ‘핵카드’를 쉽게 버리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또 다른 ‘줄다리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그것이다.

우선 북한이 미국안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수정해 미국에 역제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경우 핵심은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폐기에 상응해 취할 각종 조치들의 조건을 완화하자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미국은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동결 및 신고해야 상응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북한이 동결만으로 상응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베이징회동에서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방코 델타 아시아(BDA) 은행 문제를 미국이 먼저 해결하라고 주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한미 당국은 북한이 미국의 제안에 구체적 답변없이 무조건 ‘00일 6자회담을 열자’고 공개 제안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빠른 회담 개최보다는 확실한 진전이 담보된 뒤 회담을 여는 게 낫다’는 한국과 미국의 방침과는 배치되지만 그렇다고 북한의 제안을 거부하기도 마땅치 않아 이 경우 다른 6자회담 개최국들을 곤혹스럽게 만들 여지가 크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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