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 선 탈북청소년…”그들에겐 삶의 열망이 있다”







탈북청소년들이 연극연습을 하고 있다./목용재 기자

“미리 준비를 하고 있어야지! 그리고 거기서 그냥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이 낫지 않아?”


사단법인 북한인권시민연합에서 주최하는 ‘제20회 탈북청소년을 위한 한겨레 계절학교’에 참가하고 있는 탈북청소년들이 통일교육원에서 연극 연습에 한창이었다. 


14일 마지막 교육과정으로 진행된 이번 연극 연습은 탈북청소년들이 시나리오, 대본, 연기등을 직접 구상해 이뤄졌다. 선생님들은 연습이 매끄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만 해주고 있었다. 


탈북청소년들 스스로가 구상한 이야기가 극으로 형상화되기 때문에 “꿈을 이루기 위해서 많은 고통과 시련을 겪고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꿈을 꼭 이루겠습니다” “주름지고 백발이 될 때까지 행복하게 살아 갑니다” 같은 대사 하나 하나들이 관객들로 하여금 극에 몰입하게 하고 있다. 


이번 연극 수업은 국제이주기구(IOM, 대표 이정혜)의 제안과 후원으로 성사됐다. 탈북청소년들의 연극 지도를 맡은 ‘영국 국가 공인 드라마 테라피스트’ 한명희 대표는 “이번에 진행되는 연극은 아이들이 연극내용을 직접 꾸미고 기획한 것”이라면서 “우리들은 그 이야기들의 흐름이 매끄럽도록 도울 뿐”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탈북청소년들은 한국의 청소년들에 비해 삶과 죽음, 그리고 변화라는 테마에 대해 굉장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상담을 위해 찾아오는 한국의 청소년들은 ‘무기력함’이 눈에 띄는데 탈북청소년들은 그와 다른 삶에 대한 열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극은 탈북청소년들이 스스로 ‘무엇인가 해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을 중점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극에 참여한 탈북청소년들은 스스로 만든 이야기를 연기하는 것이 즐겁다는 반응이다.


한국에 들어온 지 이제 3개월이 된 이유진(가명, 17) 양은 “북한에서도 학교에서 연극을 한 적이 있지만 안 좋은 기억 뿐”이라며 “선생님이 강요해서 틀리면 때리고 고함을 치면서 가르친다”고 토로했다.


이 양은 “연극의 이야기를 우리끼리 만들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연기하는 것이 제일 재밌다”면서 “여기 있는 친구들 모두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계절학교에 현재까지 6회째 참여하고 있는 김수정(가명, 18) 양은 “북한에서도 시내에 사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연극을 배우지만 시골 아이들은 국어, 수학 같은 과목만 배운다”며 “평생 처음해보는 연극이라 무대에 설 때마다 떨린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맡은 배역은 바람, 상담 선생님, 하인 세 가지이다”라고 수줍게 말했다.


이번 계절학교는 탈북청소년들의 학습 적응을 위한 여러 가지 교육이 이뤄졌다.


김미리 북한인권시민연합 교육훈련팀 간사는 “아이들이 공부에 대한 열망이 굉장히 높다. 하루에 영어단어 20개를 시키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외운다”면서 “이 한겨례 학교에 신청하는 탈북청소년들은 ‘공부’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 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김 간사는 “이번에 미안할 정도로 공부를 많이 시켰는데도 놀랍게도 진도를 잘 쫓아온다”면서 “본인들도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 계절학교가 끝난 이후에도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겨레 계절학교는 14일 저녁 연극 발표회를 한 후 수료식을 진행한다. 오는 15일부터 16일까지는 한국의 고등학생들과 함께 주말캠프를 떠나게 된다. 또한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는 한겨레 계절학교 졸업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영국 국가 공인 드라마 테라피스트’ 한명희 대표가 탈북청소년들에게 연극을 지도하고 있다./목용재 기자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