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이 피기 전에 시들 수 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식의 감정적 민족주의가 오히려 무궁화 꽃을 시들게 만들어 버릴 수 있습니다.”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6일 ‘핵 민족주의’의 위험성을 핵무기 주권론을 언급한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빗대 말했다.

윤 전 장관은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주최로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07 국제 핵비확산 심포지엄’의 기조강연에서 “한국이든 북한이든 핵을 보유하게 되면 결국 그것은 통일 후에는 우리의 것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지만, 남이든, 북이든 핵을 가지거나 핵을 가지려고 노력한다면 그것은 통일 그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 통일 이전에 이탈리아 사람들은 종종 ‘우리는 독일사람들을 너무 좋아해서 하나의 독일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고 최소한 두 개는 있어야 한다’고 농담했다고 한다”며 “실제로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주변국 지도자들은 독일의 통일에 대해 결코 찬성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은 한반도의 통일이 기존 세력균형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통일에 적극 협조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특히 “통일은 주변국가들의 선호와는 전혀 관계없이 진행될 수 있기에 우리가 주변국으로부터 얼마만큼의 국제적 협조를 받아낼 수 있느냐가 최대의 관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이든 북이든 핵을 가지는 것은 주변국들의 협조를 받아내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며, 아니 그 이상으로 주변국들이 통일을 적극 반대하고 나설 것”이라고 윤 전 장관은 말했다.

그는 “독일이 통일을 이룬 뒤 통일 독일의 군인 숫자를 통일 전 동서독 군대 합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버린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며 “어떤 서방의 분석가들은 핵을 가진 ‘통일 한국’은 주변국들에는 하나의 악몽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핵 비확산의 문제가 서방 강대국들의 핵 이기주의의 소산일 뿐이니 우리는 우리 식대로 가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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