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듣는 방송인데 신뢰부터 쌓아야죠”

대북 라디오 방송이 갖는 주요한 역할 중 하나는 언론의 자유가 제한된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사회의 정보를 전달해주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대북방송을 청취하는 북한 주민들 중 일부는 한국식의 낯선 억양과 용어들로 인해 다소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보니 북한 내에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원래의 취지가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각 민간 대북방송사들은 주 청취자인 ‘북한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방송을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자유조선방송은 북한 내에서 쓰이는 말투와 언어, 억양, 정서에 기반한 방송을 제작함으로써 외부 사회에 대한 주민들의 이질감을 좁히는 것에 우선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방송에서는 북한 주민들이 실생활에서 쓰는 용어들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한민국’ 혹은 ‘한국’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남조선’으로 부르고 있고, ‘베트남’은 ‘웬남’, ‘호주’는 ‘오스트랄리아’라고 말한다. 북한 주민들이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방송이라고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자유조선방송의 김성중 국장은 “북한주민들에게 남조선 방송이라는 것을 티내지 않는다”고 말했다./김봉섭 기자

자유조선방송의 김성중 국장은 “북한 주민들이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수록 북한 내부에서 방송되는 것처럼 제작하고 있다”면서 “남조선 방송이라는 것을 굳이 드러내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유조선방송에서는 이를 위해 방송의 메인 진행자 및 작가의 역할까지도 탈북자들이 맡고 있다. 이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느낄 수 있는 이질감을 최소화 하고, 방송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북 라디오 방송에 있어 북한주민들의 신뢰도는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다고 김 국장은 강조했다.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목숨을 걸고’ 대북방송을 청취하는 것이니만큼, 먼저 신뢰 관계부터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국장은 “현재 북한 주민들 사이에는 북한 정부를 불신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고, (그런 사람들 중에) 대북방송을 듣는 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대북방송을 청취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얻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에 부합하는 객관적이고 신뢰도 높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친근감을 바탕으로 신뢰도 높은 정보를 계속 제공한다면, 앞으로 북한의 진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조선방송은 김정일 체제의 허구를 비판하고 주민들의 의식 변화를 자극하기 위해 ‘재미’와 ‘교육’ 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극’ 형식으로 꾸며진 방송은 자유조선방송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다.


김 국장은 “극 형식의 프로그램에 대한 내외의 평가가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는 나래이션과 극이 결합된 형태의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는 입체 낭독극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은 김정일과 김정은으로 분한 성우들이 익살스러운 연기를 펼치면서 김정일 부자를 풍자한 가상극이다. 이 극은 현재 북한 사회가 처한 현실과 김정일 부자의 숨겨진 이면을 꽁트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평생동안 우상화 교육을 받아 온 북한 주민들에게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소재일 수도 있기 때문에, ‘극’이라는 가벼운 형식으로 풀어가는 것이다.


얼마 전 방송한 ‘라지오가 제일 무서워!’ 편에서는 김정일 부자가 한국의 대북 미사일 전력이나 군사력보다도 대북 삐라와 대북방송을 가장 위협적으로 느낀다는 내용을 방송했다.


이외에도 자유조선방송에는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제작, 방송하고 있다.


방송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론평’ 코너, 역사·세계사 등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 북한의 미래를 제안하는 ‘개혁개방만이 살길이다’라는 프로그램 등이 그것이다.


‘개혁개방만이 살길이다’는 사회주의 국가였다가 개혁개방을 통해 발전을 이룩한 베트남, 러시아 등의 현재의 변화된 모습을 전하며, 북한의 개혁·개방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한편, 김 국장은 방송의 피드백 문제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모든 방송이 마찬가지이겠지만, 대북방송의 경우는 피드백이 상당히 중요하다”면서 “실제 북한 지역에서 방송을 듣는 주민들의 의견을 듣지 못하는 점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주민들의 의견수렴은 부족하지만 한국내의 탈북자나 북·중 접경지역의 탈북자들에게 방송에 대한 평가를 들을 수 있다”면서 “정부가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피드백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준다면 더욱 질 높은 방송을 내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조선방송의 이광백 대표가 방송을 녹음하고 있다./ 김봉섭 기자








▲자유조선방송의 박지민 PD가 녹음작업을 하고 있다./ 김봉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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