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선 귀순에 北보위부도 ‘발칵’… “확대회의 열고 입단속 지시”

일본 배타적겨제수역(EEZ) 내 야마토타이(대화퇴)에서 조업 중인 북한어선의 모습./ 사진=혹코쿠(北國)신문 제공.

목선을 타고 강원 삼척항으로 입항한 북한 주민 4명 중 2명이 귀순한 사건과 관련해 최근 함경북도 보위부에서 긴급확대회의가 열렸다고 소식통이 28일 전했다. 중앙에서 파견된 국가보위성 간부도 참여한 이 회의에서는 주민의 탈북 사실을 은폐하고 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내부 방침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에 “지난 25일경 함경북도 보위부에서 긴급확대회의가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며 “중앙에서 내려온 국가보위부(국가보위성) 부장급 간부 1명을 비롯한 3명이 이 회의를 지도했으며, 회의에서는 주민 입단속을 시키라는 방침이 전달됐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회의에서 내려진 방침에 따라 목선의 출항지인 함경북도 경성에서는 당 위원회, 보위부, 동사무소, 인민반, 기관기업소 등 관련부서가 나서 목선에 탄 주민의 가족들과 관련된 주변 사람들에게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사건 경위를 설명했고, 이번 일이 공공연하게 나돌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4명이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갔다가 풍랑을 만나 사고가 났고, 이 중 2명은 간신히 구조돼 돌아왔으나 현재 치료 중’이라면서 ‘그 이상 더는 이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유포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4명이 며칠간 행방불명됐고, 목선의 선장이라고 하는 배 주인의 가족 등 그 동네 사람들은 담당보위지도원으로부터 바다에 나갔다가 일부가 돌아오지 못한 익사 사고로 통보를 받았다”며 “다른 일반 주민들은 4명 중 2명이 돌아왔다는 사실조차 알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목선에 탄 주민의 최측근에게도 사건을 은폐하고 이와 관련한 언급도 통제하고 있다는 뜻으로, 이는 탈북 사건 발생에 따른 내부 주민 동요를 철저히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한편 소식통은 지난 18일 판문점을 통해 귀환한 2명과 관련, “현재 사회에 나오지 않고 어디론가 실려 가서 보위부의 관리를 받으면서 조사받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실제 해상에서 표류하다 남측으로 넘어온 북한 주민이 귀환할 경우 곧바로 국가보위성에 인계돼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번 사건에서 귀순자가 발생한 만큼, 그들과 함께 있다 돌아간 북한 주민들은 한층 강도 높은 조사와 사상검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에서 어업에 종사했던 한 탈북민(2018년 탈북)은 이날 본보에 “(귀환한 2명은) 강도 높게 조사를 받을 것”이라며 “남쪽으로 떠내려왔다 돌아간 사람들 실례가 더러 있었는데, 그 사람들도 다 그렇게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어민이 귀환하면) 보위부에서 먼저 데려가고, 군인이면 보위사령부로 넘겨져 적어도 2~3개월간 취조를 받는다”면서 “자발적으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했기 때문에 큰 처벌은 없다. 그러나 다시 일(어업)할 수는 없고, 몇 년간 감시도 붙어 까딱하면 정치범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에 말실수하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수산사업소 부문을 담당했던 탈북민도 과거 본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비슷한 취지의 증언을 한 바 있다. 당시 이 탈북민은 “어민들은 돌아가자마자 어떻게 남쪽까지 가게 됐는지, 남한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남한에 대한 동경의 마음을 품었는지를 여러 번 작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탈북민은 “만약 처음 작성한 것과 최후에 작성한 것에 다른 점이 있으면 이후 철저한 사상교육을 받을 수 있고, 기관 고장이 아니었음에도 표류한 사실이 밝혀지면 단련대나 교화소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그에 따르면 귀환한 어민들은 당국의 선전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내부 주민들의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는 차원에서 귀환 어민들을 강연회에 참석시켜 ‘남측이 귀순을 강요했다’라는 식으로 말하도록 한다는 게 이 탈북민의 전언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