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세관 신고 없이 北단체에 4만~5弗 전달

현직 목사가 북한의 한 종교단체에 정부의 신고 없이 수만 달러를 전달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20일 통일부에 따르면 국내 종교단체인 조국평화통일협의회의 진모 목사는 지난 16일 개성을 방문,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에 4만~5만 달러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달러화를 세관에 신고하지 않아 외국환거래법 위반 협의를 받고 있다.

외국환거래법은 국민인 거주자가 미화 1만 달러를 초과하는 외화를 소지했을 경우 관할 세관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남북교류협력법도 외국환거래법을 준용한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지난 16일 도라산 출입사무소 통관 과정에서 세관직원이 엑스레이를 통해 5만 달러 반출과 관련한 사실을 인지하고 신고 후 반출할 것을 요청했으나 해당 목사는 신고하지 않고 방북, 북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입경시에 당사자를 불러 조사를 했고 현재 사법당국에서 반출 목적과 전달 대상 등 정확한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진 목사는 “세관에서 나를 불러서 얘기를 하려던 중 출입사무소 앞에 대기한 차량에 탄 일행들이 빨리 오라고 불러 급하게 갔고 신고를 해야 한다는 것은 몰랐다”며 “북측에는 한화 5천만 원을 환전한 4만 달러를 전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목사는 다음달 18∼20일 조국평화통일협의회와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 평양 봉수교회에서 열기로 한 ‘조국 평화통일 기원 남북교회연합 기도회’ 행사 준비 비용조로 돈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진 목사는 “경찰에서 10월 23일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통지가 왔다”며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조국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데 북쪽은 사는 게 어려우니까 빈손으로 갈 수 없어 행사비용을 갖고 간 것”이라고 말했다.

세관 직원이 진 목사가 수만 달러의 돈을 소지한 것을 인지하고도 제지하지 않은 점에 대해 김 대변인은 “출입이 시간적으로 제한이 돼 있고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통관을 하다 보니 시간이 촉박해 미처 제지를 못한 것 같다”며 “이 과정에서 엄격한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지하지 못한 것은 문제다”며 “필요할 경우 직원교육 강화나 제도 개선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시간상 어쩔 수 없어 일단 보냈다’는 식의 통일부의 해명에 “당국이 법을 위반한 사실에 대해 제지하지 못하는 것은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편, 일본발 북한의 ‘중대발표설’에도 불구하고 남북 민간교류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변인은 “북한이 외국인의 방문을 금지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남북 민간교류협력과 관련해 특이한 동향은 없다”면서 “북한의 내부 방송과 국제행사, 국내 행사 등도 모두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산케이 신문은 북한이 재외공관에 바깥출입 금지와 비상대기 명령을 내려놓고 외국인의 북한 입국금지 등 중대발표를 할 것이라고 보도했고, 요미우리 신문도 김정일의 건강과 관련된 중대발표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