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럴 해저드 빠진 조총련…조직 쇠락 불보듯

지난 12일 조총련(재일조선인총연합회) 계열인 조선대학교의 학생이 강도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이 학생은 지난해 11월 도쿄에서 길을 지나는 남성을 위협해 카드와 현금 등이 들어있는 지갑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체포 당시 조선대학 기숙사에 대한 가택수사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대학 뿐 아니라 일본 대학생들의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최근 추세를 반영할 때 이정도 수준의 경미한 노상강도 사건은 큰 뉴스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조선대학은 조총련 교육 기관의 최고학부로서 조총련의 미래를 책임질 간부를 육성하는 곳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으로 인해 조선대학 뿐 아니라 조총련 조직 전체에 대한 이미지 실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더욱이 ‘고교무상화’ 문제 등으로 조총련계 교육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조총련 조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고교무상화’가 대학과 직접 연관을 갖지는 않지만, 조선학교 교사들의 대부분이 조선대학의 졸업생이라는 점에서 전혀 무관하다고도 볼 수 없다.



특히 이번 사건 이외에도 조총련계 인사나 관련 단체 직원이 범죄 혐의로 최근 잇따라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범죄를 하나하나 들춰서 개인의 책임을 물을 생각은 없다. 그것은 법과 사회가 재판하면 될 문제다.



그러나 이러한 범법 행위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는 배경에 조총련 내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확산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시선을 지울 수 없다.


‘북한을 지지한다’는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이전의 조총련 인사들에게는 그 나름의 도덕적 기준이 있었다.


과거 조총련계 인사들 사이에는 일본의 적대국가인 ‘북한’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항상 주변의 엄격한 감시의 눈에 노출되어 있다는 긴장감이 존재했다. 또한 조국(북한)과 조직(조총련)의 ‘얼굴’이 되어야 한다는 자각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 행동에 극도로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식도 강했다.


과거 조총련 ‘도덕성’ 귀감…北 불안정성 영향으로 도덕성 저하 진행  


조총련이 이렇듯 규율을 강조한다는 점 때문에 북한을 지지하지 않은 반대 세력으로부터도 존중 받아온 측면이 있다. 또한 이러한 태도는 재일교포들에게도 모범적 모습으로 비춰졌기 때문에 세력이 약화되는 중에서도 조직의 근간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으로 작용했다.


어떤 국가나 사회, 집단에 있어서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것은 반드시 도덕성의 저하를 야기시킨다. 후계 세습, 경제난으로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 내에서는 군이나 당 간부들을 포함해 일반 주민들 사이에서도 도덕성의 저하가 현저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일본 사회 내에서 조총련이 겪고 있는 불안정한 처지와 국제사회 안에서 북한이 처해있는 고립된 상황이 비슷하다는 측면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조총련 내에서도 북한과 같은 도덕성 저하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차이가 있다고 하면 북한의 불안정한 상황은 체제 유지를 위해 스스로 택한 ‘연명책’이지만, 조총련의 불안정한 상황은 북한 정책의 후과를 그대로 떠안은 것에 다름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조총련이 독립적인 조직 운영을 목표로 하지 않지 않고, 북한을 일방적으로 추종하는 ‘잘못된 방향성’을 고집한 탓이기도 하다.  


도덕성의 저하는 조직의 약화로 연결된다. 조총련의 약화를 막기 위해서는 규율을 강화해야 할 뿐 아니라 최종적으로 북한과 일정한 거리를 둔 독립적 조직을 만드는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진정한 의미의 ‘재일 조선인을 위한 조직’으로 조직의 궤도를 수정하는 길 밖에 없다.  



그러나 조총련 중앙 간부들이 과연 이러한 위기감을 인식하고 있을까?



지난 5월 열린 조총련 제22회 전체대회에서 새 부의장으로 선출된 배진구 씨는 2007년 술값 계산을 요구한 가게 매니저를 폭행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인물이다. 배 씨는 그 사건 직후 일단 조총련 중앙 무대에서는 떠났지만 이번 전체대회에서 다시 복귀했다.


이러한 인물을 부의장에 임명하는 인사는 조총련의 ‘모럴 해저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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