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봉악단 공연 남북정상회담 사진 내보내








▲조선중앙TV가 2일 방영한 모란봉악단 신년 축하공연 영상. 무대 뒤편 대형스크린에 2000년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이 악수하는 모습이 등장했다./연합


북한 조선중앙TV가 2일 방영한 모란봉악단 신년 축하공연 배경 영상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각각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김정일과 악수하는 사진이 여러 차례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공연은 김정은이 부인 리설주를 동반해 직접 관람했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밝힌 데 이어 남측에 대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의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모란봉악단은 작년 7월 공연에서 미키마우스를 등장시키고 배경음악으로 미국 영화 록키 주제가를 사용해 관심을 모았다. 무대의상으로 미니스커트와 가슴이 패인 원피스를 입고 등장하는 등 파격적인 무대매너를 선보여 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4일 모란봉악단의 신년 경축공연에 대해 “온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삼천리 강토 위에 통일되고 번영되는 강성국가를 기어이 일떠세울 겨레의 의지를 반영한 여성중창 ‘백두와 한나(한라)는 내 조국”우리의 소원은 통일”통일 6·15”통일은 우리 민족끼리’는 공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고 밝혔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모란봉악단이 지난해 여섯 차례 공연을 했지만 통일과 관련된 노래를 집중 배치해 공연한 적은 없었다”면서 “북한이 광명성3호 발사 성공 이후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통일’이라는 화두에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새 정부를 이명박 정부와는 차별화 시켜 6.15와 10.4선언을 이행하라고 촉구하는 측면이 있지만 이를 당장 북한의 태도 변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모란봉악단이 지난해 7월 미키마우스 등이 등장하는 공연을 진행하자 외부에서는 ‘개방신호’라는 떠들썩한 해석을 내놨지만 북한은 오히려 국경통제를 강화하는 등 개방과는 무관한 행보를 보였다. 올해 신년사가 지난해에 비해 대남 비난을 줄이고 ‘대결상태 해소’를 주장했지만 통상 우리 정권 교체기(2003년, 2008년)에 밝힌 신년 제안보다 오히려 소극적이다. 


북한은 신년사를 내보낸 다음날인 2일 국방위 성명을 통해 “오늘 북남관계는 지난 5년처럼 또 다시 대결과 전쟁이냐, 아니면 대화와 평화냐 하는 엄숙한 기로에 놓여 있다”며 “남조선 당국은 책임적인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전쟁과 평화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는 주장은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에 대한 일체의 사과 없이 금강산 관광 재개 등 기존의 요구를 수용하라는 통보 성격이 강하다. 사실상 북한의 일방적인 요구에 변화가 없는 조건에서 최근 유화제스처를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북한의 대화로 해석할 수 있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기존 태도의 변화가 없는 조건이라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도발에 대한 사과나 변화된 입장이 있어야 남북관계가 장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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