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北 간부에게 상납하는 선물 1위는? ‘마약’

마약 문제 심각...북한 주민 “얼음 때문에 조만간 망할 것”

함경북도 청진 라남제약공장에서 생산하는 아편가루.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북한에서 ‘빙두’ 혹은 ‘얼음’으로 불리는 마약. 즉 필로폰이 광범위하게 퍼져있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북한 당국이 이를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주민들 사이에서 ‘얼음 때문에 이 나라는 조만간 망할 것’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온다”며 “또한 당국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국가의 존망이 달려있다’는 말이 주민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당국도 주민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마약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에 마약의 생산, 유통 및 사용을 통제하기 위해 전문 ‘추격대’를 조직하고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역부족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추격대’에 단속되거나 법적 제재를 받는 자들은 사용자(구매자)나 단순 거래를 위해 심부름을 하는 송사리(소위 말단책)들이다”며 “실제 왕초(소위 큰손)들은 막강한 자금과 순도가 높고 질 좋은 얼음으로 권력자들과 통하고(내통하고) 있어 잡지도 못한다”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이 단속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마약 생산자들과 유착해 형식적인 단속을 벌여 실제 제조 및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8월 본지는 평안남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마약 생산자들이 단속원들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문제가 생기더라도 뇌물로 무마하기 때문에 단속이 형식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한 바 있다. (▶관련기사 : 北, ‘마약 근절’ 외치지만… “개인 주도 마약 생산 늘어”)

자료출처 : 탈북민 증언 종합

북한 당국과 마약 판매상과의 유착, 형식적인 단속으로 주민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주민들 사이에서 얼음에 대한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최근 북한의 (평안남도) 평성지역 주민의 약 30%가 얼음 되거리장사(되넘기장사)를 하거나 이용자가 되어 심각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명절이나 휴일 등에 친지나 지인의 집에 가면 인사로 ‘한 모금 하십시오’하는 인사말이 유행할 정도로 관례화되고 있다”며 “명절 간부들에게 주는 선물로 1위가 얼음이고 둘째가 딸라(달러)일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북한에서 ‘큰돈을 벌려면 빙두를 만들거나 유통해야 한다’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많은 사람이 필로폰을 생산, 유통하고 있으며 상당수의 관료와 주민들 속에서 은밀한 애용품으로 주목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관련기사 :함경북도 범죄 발생률 1위는 마약 유통)

한편, 북한 주민들은 ‘얼음’을 ‘만병통치약’이라고 부르며 치료제 대용으로도 사용하고 있어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연구원의 ‘2018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주민들이 잘못된 의료지식에 입각해 빙두(얼음의 중국식 표현)를 비롯한 마약류를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잘못된 의료지식에 입각해 마약류를 치료에 사용하는 것이 상당한 부작용을 낳고 있을 것으로 보이나,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이 충분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우려했다.

▶관련기사 : “北주민 빙두(마약) 남용 중독사해도 당국은 나 몰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