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통해 교감 이어가는 남북정상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 간의 `간접 대화’가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런 양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정상회담 이후 북측 고위인사들이 잇따라 남측을 방문해 노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어 남북정상 간의 교감을 계속 이어가는 모양새다.

노 대통령은 30일 오후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 일행을 접견한다. 김 부장이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북측 주역임과 동시에 김정일 위원장의 핵심 측근이라는 점에서 김 부장을 매개로 한 `간접 정상회담’이란 말까지 나온다.

김 부장이 김 위원장의 뜻이 담긴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도 있지만, 친서 전달 여부를 떠나 김 부장은 정상회담 이후 전개 상황에 대한 김 위원장의 뜻을 대변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의 언급 또한 김 위원장에게 직보될 것임은 물론이다.

앞선 지난 16일에는 남북 총리급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김영일 내각 총리가 노 대통령을 예방했다. 김 총리는 이 자리에서 “10.4 선언이 빈 종잇장이 돼선 안된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을 빈번히 예방하는 북측 인물로 최승철 통전부 부부장이 눈에 띈다.

그는 지난달 정상회담을 위해 노 대통령이 육로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설 때 직접 접견한 인물로 회담 기간 내내 노 대통령 옆에서 의전을 담당했다. 그는 남북 총리급회담 때 김영일 총리와 함께 노 대통령을 예방했고 또 불과 보름 만에 이날 다시 청와대를 찾게 된 인연을 맺게 됐다.

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북측인사를 만나는 것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지난 2005년 6월 제15차 남북 장관급회담을 위해 서울에 온 권호웅 참사를 비롯한 북측 대표단을 청와대에서 접견했고, 같은 해 8월 8.15 민족대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남측을 방문한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일행을 청와대로 초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북측 인사들의 잇따른 청와대 방문은 남북정상회담 후속 조치 이행이라는 맥락에서 주목을 받고 있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내년초 서울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면서 북측 고위 인사의 청와대 행렬은 계속될 전망이다.

북측 인물은 아니지만 북한과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농 득 마잉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도 남북정상간의 메신저 역할을 한 바 있다. 마잉 서기장은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10월 16∼18일 평양을 방문, 김 위원장과 회담을 한데 이어 한달만인 지난 14일 서울을 방문, 노 대통령을 만났다.

북 핵불능화가 가시적 성과를 드러내고 있고,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에 돌입하는 4자 정상선언의 조기 성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고 미국, 중국 외교관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남북정상간에 `메신저’를 통한 의사소통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은 눈 여겨볼 관전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후 남북회담과 접촉이 일상화되는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양쪽 최고 수뇌부의 의지가 수시로 쌍방간에 전달되고 있다”며 “남북의 소통 패러다임이 비뀌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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