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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자 김영남씨 모자 상봉을 28일 오후 TV로 지켜본 요코다 메구미(김씨의 전 부인)의 부모는 일본 중의원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녀인) 혜경이를 만나고 싶지만 북측의 의도에 말려들 수 있기 때문에 북에 가서 만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메구미씨 부모는 TV를 통해 착잡한 심정으로 김영남씨 가족 상봉 모습을 지켜본 뒤 “헤어진 가족을 만나게 돼 참으로 잘 됐다”며 부러움을 나타냈다.
메구미의 아버지 요코다 시게루 씨는 그러나 “당장이라도 북한에 가서 손녀 혜경 양을 만나고 싶지만, 북한에 가면 정치적으로 말려들 수 있기 때문에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혜경 양이 일본으로 송환된 다음에 만나겠다”고 밝혔다.
또 “(북한당국이 김씨를 통해)메구미가 사망했다고 확실히 말하도록 하겠지만 우리는 절대 속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본 현지에서는 29일 기자회견에서 김영남씨가 메구미의 죽음을 기정사실화 하는 증언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내 북한 전문가들은 만약 김영남 씨가 ‘자진 월북’을 주장할 경우 메구미 사망 증언을 신뢰하기 어렵겠지만, 자신의 납북사실을 인정할 경우 메구미의 사망문제를 둘러싼 김씨의 증언도 일정부분 고려할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한국의 납치 피해자 김영남 씨와 가족들이 금강산에서 가진 28년만의 상봉을 긴급 속보로 보도하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NHK는 오후 4시 뉴스 톱기사로 김영남씨 가족의 상봉 소식을 전하며, 눈물의 재회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김 씨와 메구미 씨 사이에 태어난 딸 혜경 양도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TBS도 정규 뉴스시간이 아닌 오후 3시 55분 쯤 상봉 장면을 내보내면서 긴급뉴스로 전했고, 김영남 씨가 내일 기자회견을 통해 메구미 씨의 행적, 생사 여부에 관해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교토통신은 이번 상봉을 통해 메구미 씨에 관한 새로운 정보가 어디까지 밝혀질지가 초점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 신문 등 유력 일간지 등도 인터넷판을 통해 김영남 가족의 상봉을 속보로 전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