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결 위해 지갑열 것” 샴푸·린스 대량생산 꾀하는 北

진행 : ‘한주간의 북한 소식’입니다. 오늘도 강미진 기자와 함께 하겠는데요. 강 기자, 우선 지난 한 주 사회 동향에 대해 전해주시죠.

기자 : 네, 지난 16일은 음력설과 동시에 김정일 생일이었는데요. 북한에서는 김정일 생일 관련 정치행사들만 연일 진행됐다고 합니다. 노동신문을 비롯한 각 매체에서도 우리민족의 전통명절인 음력설에 대한 기사나 뉴스는 한 건도 찾아볼 수 없었는데요, 그런데 지난 18일자 노동신문에서는 24절기 중 2월에 있는 입춘과 우수에 대한 설명을 기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북한 주민들은 김정일 생일보다 한국에서 진행되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더 많이 하고 있다는데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바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연일 김정일 생일과 관련한 선전에만 집중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진행 : 북한 주민들과 당국 간의 관계가 계속적으로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네, 다른 소식도 전해주시죠.

기자 : 네, 2월이 시작되면서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에 속한 가두여성(전업주부)에게 한 가지 걱정이 더 생겼다고 합니다. 다름 아닌 2월 16일 충성의 노래모임, 혹은 회고노래모임으로 불리는 노래경연인데요, 지난해 농사도 제대로 안 됐고, 또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로 시장 활동도 많이 위축됐죠. 이런 상황인데도 매일 노래모임 연습에 내몰리게 됐으니 여성들은 불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겠죠. 일부에서는 이 문제로 가정 싸움도 일어났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여성들이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때문에 하루 이틀도 아니고 십 수 일 동안 동원된다면 가정의 생계에 심한 타격을 받게 되는데요, 문제는 2월 16일이 다른 명절도 아니고 김정은 일가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정치행사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거부하지도 못했다는 겁니다.

소식을 전한 내부 소식통은 “올해의 경우 산 사람의 생일도 버겁다고 불만이 곳곳에서 나왔다”면서 “(김정은 일가는) 죽은 사람의 생일도 수십 년째 거대하게 치르고 있으니 생계에 쫓기는 주민들이 마냥 좋다고 할리 없다”고 불편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 : 노래모임을 준비하기 위해 가정의 생계까지 내팽개쳐야 한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다음으로 시장 이야기 들어볼까요? 최근 동향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기자 : 네, 한국에서는 설 명절을 맞아 각종 선물을 받은 사람들이 많을 텐데요. 저도 이번 명절에 과일과 각종 생필품을 받았습니다. 북한에 있는 지인과 전화를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니 그 주민은 “우리는 2월 16일이어서 아이들에게 간식선물을 줬는데 거기(한국)선 무슨 명목으로 선물을 주냐”고 의문을 제기하더라구요.

제가 “음력설을 맞아서 한국에서는 부모님들에게도 선물을 드리고 또 지인들 간에도 선물이 오간다. 특히 취약계층인 일부 주민들에게 생필품 세트를 배려한다”고 설명을 해줬더니 그 주민은 “갈수만 있다면 한국에 가서 살고 싶다”고 부러워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 자연스럽게 북한 시장에서의 생필품 가격과 판매, 유통현황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이번 시간에 이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진행 : 음력설 맞이 선물세트를 통해 북한 시장 동향까지 취재하셨군요,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들려주시죠.

기자 : 네, 제가 북한 장마당을 취재해오면서 수년째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요, 북한 시장에서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가 줄어들고, 대신 북한산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깐깐한 북한 여성들의 지갑을 손쉽게 열게 하는 삼푸와 린스, 화장품 등에서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데요. 북한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샴푸가 등장한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인데, 당시엔 한국과 중국산이 대부분이었다면 10여 년이 흐른 지금에는 북한산 샴푸와 린스, 화장품도 대량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죠.

해당 소식을 전한 주민도 샴푸와 린스를 사용해야 머릿결이 윤기가 나고 치렁치렁(찰랑찰랑)하게 가꿀 수 있다는 점은 대부분 알고 있어서 샴푸와 린스 구매자가 매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북한도 이 같은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해서 자국산을 대량 생산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 생산한 룡악산 샴푸와 린스. /사진=내부 소식통 제공

진행 : 이렇게 대량 생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조금씩 향상되고 있다는 점도 읽혀진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한 가지 궁금한 부분이 있는데요.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중국산이 좀 저렴한 만큼 북한산도 생산지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는지요?

기자 : 네, 당연히 중국산 상품들이 국경을 통해 전국으로 유통되면서 가격에서도 차이가 있었는데요. 북중 국경지역인 양강도와 함경북도, 자강도, 평안북도에서는 아무래도 저렴하게 판매됐었죠.

특히 밀수와 무역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양강도 혜산시장과 함경북도 나진과 선봉, 회령, 그리고 평안북도 신의주 시장에서 중국산은 다른 지역들에서 도매를 해갈 정도로 눅은 가격대에 형성됐었습니다. 이런 패턴은 현재 북한산 상품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는데요. 생산지가 어디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죠,
 
진행 : 구체적인 사례가 있을까요?

기자 : 네, 사탕과자를 비롯해서 각종 음료수는 평양에서 생산되고 있잖아요? 당연히 평양에서 제일 싸다고 합니다. 한편 국경지역인 양강도에서 생산되는 들쭉술과 단묵 등은 양강도가 제일 싸겠죠. 바다를 끼고 있는 동해안 서해안에서 수산물이 제일 싼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어서 빨리 유통 수단이 발달돼서 어디서든 비슷한 가격에 좋은 상품을 맛볼 수 있는 그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져 봅니다.

진행 : 네. 개인적으로는 하루 빨리 한국 상품도 싸게 구입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북한 시장 물가동향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4960원, 신의주 5000원, 혜산 52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2200원, 신의주 2180원, 혜산은 2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050원 신의주는 8040원, 혜산 807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185원, 신의주 1190원, 혜산은 1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3000원, 신의주는 12800원, 혜산 131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휘발유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15000원, 신의주 15050원, 혜산 15200원으로 판매되고 있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7400원, 신의주 7100원, 혜산 745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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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