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힐러리, 대북 접근법 대조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위기를 계기로, 미국 공화당의 차기 대선 선두 주자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선두 주자 클린턴 힐러리 상원의원의 대북 접근법이 대조적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매케인 의원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현 부시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북한에 직접 개입(engagement)하기 보다는 중국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반면 힐러리 의원은 미국의 대북 직접 개입을 주장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매케인 의원의 `중국 외주(outsourcing)’ 방식과 힐러리 의원의 미국 직접 개입 방식의 차이는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북 정책 차이를 반영한 것이다.

현 북한 김정일(金正日) 정권에 대한 불용 입장은 힐러리 의원도 마찬가지다.

그는 2004년 한 한국계 모임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10대 폭력단 두목 같다”고 평하고 북한 정권교체론에 대해서도 “누구든 그것을 바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어서 “현실적으로 정권교체를 촉진할 수단이 별로 없다”며 “정권교체보다 시급한 것은 핵무기 개발을 막는 것”이라고 말해 부시 행정부와 기조 차이를 분명히 했다.

힐러리 의원은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을 계승한 반면, 매케인 의원은 지난 20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보도된 인터뷰에서 클린턴 행정부 때 시작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대해 “북한 돈주머니만 불려주는 것”이라며 처음부터 반대했었다고 밝혔다.

▲매케인 = 지난 20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보도된 인터뷰(실제 인터뷰는 13일)에서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 위기에 따른 대응책에 관한 질문에 “이 모든 것의 관건은 우리 모두 알다시피 중국”이라고 단언했다.

매케인 의원은 “이런 류의 불안이나, 동북아 지역 긴장 악화가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데, 왜 중국이 경애하는 지도자(김정일)에게 더 압력을 가하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과 얘기를 해봤지만, “그 논거는 별로 설득력이 없는 것들”이라며 거듭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이 계속 될 경우 “일본이 미사일방어망을 갖출 것이고, 일본의 기술력을 감안하면 종국적으론 공격 무기도 언제든 보유하게 될 게틀림없다”며 중국에 불이익이라는 이유를 설명했다.

매케인 의원은 한국 정부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에 대해서도 “일종의 매수나 달래기”라며 “한국 국민들이 별로 안 좋게 보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하고 “다소 실망”을 나타냈다.

그는 북한의 “야만적으로 억압적인 체제”와 인권상황을 지적하고 “한국이 계속 북한에 투자하고 돈을 주고 관광을 장려하면, 나에겐 북한의 인권상황에 충분히 유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에 비판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매케인 의원은 그러나 중국이 대북 지렛대를 더 강하게 구사하도록 하기 위해 미국이 대중 압력을 가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엔 “별로 없다”고 시인하고 미국 시장이 중국 경제에 사활적이긴 하지만 “대중 보복의 길을 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압력의 한계를 인정했다.

▲힐러리 = `18일 시험발사’설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던 16일 힐러리 의원은 같은 당 칼 레빈 의원과 함께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대처를 위해 ‘고위급 대통령 특사’를 임명할 것을 촉구했다.

힐러리 의원은 이 특사의 역할에 대해 “일원화되고 조율된 대통령의 전략” 마련과 이행을 주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1998년 북한의 대포동 1호 발사 후 당시 클린턴대통령이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을 특사로 임명, 북한을 직접 방문하고 주변국들과 협의한 결과를 토대로 북미간 포괄적인 일괄타결안을 담은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를 만들도록 한 것을 연상케 한다.

힐러리 의원은 부시 대통령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북미 직접협상을 실패작으로 규정하고 그 대안으로 자랑해온 다자협상 틀인 6자회담에 대해 “대체로 결실이 없다”고 평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엔 북한이 “미국에 대한 핵무기 타격 능력을 보유하는 쪽으로 나아가는” 정도였지만, 부시 행정부 6년간 6자회담을 한 결과는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북한이 돼 버렸다는 뜻이다.

힐러리 의원이 6자회담에 대해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7월 워싱턴 포스트 기고문에선 당시 교착상태이던 6자회담을 서둘러 재개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힐러리 의원의 논점은 6자회담이든 양자회담이든 형식에 관계없이 미국이 직접 북한에 적극 개입하라는 것이다.

그는 당시 기고문에서 “대북 경제원조 종합책 제시, 북한에 대한 적대적 표현 자제, 김정일 면담을 위한 고위관리 파견” 등을 주장하는 등 당근과 채찍 양면에서 “모든 가능한 선택안들”을 내놓고 북한과 직접 최종 담판식 협상을 벌이라고 촉구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