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신중해진 북한의 행보

“그 어느 때보다도 신중하다. 그러면서도 매우 탄력있다”

제4차 6자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우리 정부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29일 이번 회담에서 나타난 북한 대표단의 협상태도를 이렇게 요약했다.

’신중하다’는 것은 과거의 핵협상에서 흔히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며 요란한 ’선전전’을 펴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뜻한다.

또 ‘탄력’이라는 의미는 뭔가 성과를 도출하려는 의지가 엿보이며, 상당히 융통성있는 자세를 보인다는 각국 대표단의 평가를 말한다.

그 만큼 북한 대표단의 협상의지가 높다는게 회담장 주변에서 확인되고 있다.

’돌발회견’ 등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협상 초기 북한 대사관 앞에 포진하고 있던 취재진이 거의 모습을 감춘 것은 확실히 달라진 풍경이다.

특히 미국과의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북한의 신중한 행보는 더 두드러진다.

미국이 요구하는 ’모든 핵 포기’와 관련,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 있을 경우 무조건 반발하기 보다는 ’정확한 뜻’이 뭔지를 캐묻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도적 중재자’ 역할을 하는 한국에게도 ’해석’을 부탁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회담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등 북한 대표단은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를 포함한 한국 대표단을 만날 때마나 ’미국이 제시한 이 대목이 도대체 무슨 뜻이냐’를 거듭 물어오고 있다”면서 “이는 그 만큼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김계관 부상은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에게 ’우호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 9일 베이징에서 전격적으로 4차 6자회담의 개최를 합의한 당사자인데다 이번 회담을 전후해 벌써 4차례나 대좌했다.

결국 이달들어 5번이나 얼굴을 마주하면서도 한 번도 불쾌한 모습으로 헤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미국의 협상 의지 만큼이나 북측의 신중함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측 대표단의 다른 관계자는 “북한은 이른 바 ’의무와 보상의 순서’라는 핵심대목에서 미국과 기본적인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 간극을 협상을 통해 좁히려는 의지는 분명히 느껴진다”고 말했다.

북한의 ’신중하면서도 탄력적인’ 협상태도가 6자회담의 타결을 잉태하는 한 요인이 될 지 주목된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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