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대창작사 퇴직 미술가들, 김정은 ‘인재중시’ 족자 팔아 돈벌이”

진행 : 이번 주 북한 소식입니다. 오늘도 강미진 기자와 함께 하겠는데요. 강 기자, 오늘 첫 소식으로 어떤 소식 준비하셨죠?

기자 : 네, 얼마 전 양강도 주민과 연락이 닿았었는데요, 북한 만수대창작사를 퇴직한 일부 미술가들이 전국을 돌면서 그림을 그려주는 일을 하며 돈벌이를 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평양시 외곽지역과 다른 지방을 순회하면서 그림을 그려준다고 합니다. 이들이 주로 그리는 그림은 대체로 자신들의 작품이라고 하는데요, 또한 일부 고객이 원하는 족자도 그려준다고 합니다.

이들은 한 달만 지역 투어를 해도 1년간의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런 돈벌이가 소문나면서 일반 미술가들까지도 이동 그림 판매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해당 소식을 전한 북한 주민은 양복장 크기의 천에 묘향산이나 금강산을 그리는 것도 있고 백두산 지역의 봇나무(자작나무)를 그리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인재를 중시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인재중시’ 족자도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평양 주민들은 만수대창작사 퇴직자들의 수입을 은근히 부러워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진행 : 미술가들이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 퇴직 후에도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네요, 만수대창작사 출신들이 개인 경제활동을 하는 건 언제부터 시작된 일인가요?

기자 : 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양한 외화벌이 직종이 생겼는데요. 북한은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에 북한 미술 작품을 대대적으로 판매해왔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중국인들까지도 북한산 미술작품을 소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었는데요, 북중 국경지역에서는 중국판매를 목적으로 한 미술작품 생산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기도 한다고 북한 주민은 전했습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北, 베이징 대표예술거리서 미술품 판매”…’예술’로 외화벌이?)

밀수꾼이 미술작품을 중국 장사꾼에게 파는 일은 그리 신기한 일이 아니라는 것인데요, 전직 미술가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해외로 그림을 팔아 돈벌이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것을 두고 북한 주민들은 “재능을 잠재우지 않고 마음껏 발휘해서 국가에 손 안내밀고 살아가는 것도 애국”이라는 말을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북한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북한산 학습장들. 영어, 음악, 연습장 등 다양하게 생산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제공

진행 : 네. 그럼 다음 소식 살펴볼까요. 북한 학생들이 공부할 때 사용하는 학습장 공급이 최근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고요?

기자 : 네, 북한 학생들은 이전에는 종합노트 하나로 전체 과목을 배웠는데요. 이제는 북한 시장에서 북한산 학습장이 500원, 1000원 정도로 팔리고 있어 학생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가 입수한 사진들에 있는 북한산 학습장은 9가지가 되는데요, 음악, 영어, 그림종이 등 다양한 과목에 대한 학습장이 별도로 생산돼 유통되고 있습니다.

학습장의 질도 2000년대에 비해 확실히 좋아졌다고 북한 주민은 말했는데요, 제가 보기에도 학습장의 질이 한국산 학습장과 별로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북한 주민은 이전엔 노동신문을 생산하는 데만 나무가 보장됐고 폐지도 부족해서 종이 생산에 차질이 있었지만 지금은 종이가 부족하다는 아이들이 없을 정도로 학습장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 : 다음으로는 최근 시장 상황에 대해 살펴볼까요. 추석 이후 장사가 조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 네, 북한 시장에서는 명절이 지난 뒤에 상품판매가 잘 안 되고 있는데요, 그나마 김장철을 앞두고 양념재료들을 구매하거나 월동 준비를 하는 주민들로 한산한 분위기는 아니라고 합니다. 올해 북한 전역에서 왕가물(가뭄)로 곡물성장이 미숙하여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더 낮은 상황에서 주민들은 알뜰구매에 나서고 있다고 북한 주민은 설명했습니다.

다만 일부 주민은 고가의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도 시간을 투자한다고 하는데요, 본인들에게 필요한 상품이 없으면 다른 지역 시장에 있는지 확인전화를 하는 수고도 아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진행 : 네. 최근 북한 시장에서도 마케팅 전략이 필수라고 하는데 어떤 이야기입니까?

기자 : 네, 북한 시장에서 마케팅 전략은 시기별로 변화, 발전해오고 있는데요, 우선 상품 광고를 들 수 있는데요, 2000년대에는 간단하게 몇 글자로 했다면 2010년대에는 자세한 설명을 들어가면서 상품광고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양강도에는 데초라는 독한 잎담배가 있는데요, 처음에는 그냥 ‘독함’이라고 썼었는데 2000년대에는 ‘한모금 빨면 숨이 컥, 두모금엔 핑돔’이라는 말로 광고를 했습니다. 최근에는 ‘요재(불순물)가 섞이지 않은 진짜 독초’라는 말이 첨부됐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판매자의 아이디어에 따라 다양한 광고글을 상품 위에 올려놓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기온이 떨어지면서 따뜻한 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음식 장사꾼들은 연신 ‘한 개만 먹어도 속이 뜨끈뜨끈하게 풀리는 감자떡’이라는 말과 ‘김이 몰몰 나는 순두부’라는 말로 고객들을 끌고 있다고 합니다.

다음 서비스 부분인데요, 북한 주민들은 뭐니뭐니해도 상품을 구매했을 때 양을 넉넉하게 주거나 가격을 할인해주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데요, 이런 고객층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한 곡물판매자들은 한 줌을 더 주기도 하고 일부는 아주 조금이라도 가격을 내려서 팔기도 합니다. 한국의 상품판매에서 1만 원짜리를 9990원에 판다는 광고와 비슷한 효과를 보이기도 하는 거죠.

진행 : 마지막으로 최근 시장 물가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물가 동향 전해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인데요, 1kg당 평양 4800원, 신의주 4400원, 혜산 4500원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옥수수는 1kg당 평양 1900원, 신의주 1910원, 혜산 20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화로 계산하면 쌀은 약 575원 정도가 되겠구요, 옥수수는 25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는 겁니다.

다음은 환율정보인데요, 1달러당 평양 8220월, 신의주 8100원, 혜산 8250원에 거래되고 있구요, 1위안당 평양 1300원, 신의주 1270원, 혜산 129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3860원, 신의주 13200원, 혜산 14000원에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한화로 1kg당 1800원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

다음은 유가정보입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15,400원, 신의주 15,000원, 혜산 15,600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뒤젤유는 1kg당 평양 10,000원, 신의주 10,100원, 혜산 10,3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한화로 계산하면 휘발유는 1kg당 약 1970원 정도이구요, 디젤유는 1kg당 1030원 정도에 거래가 되고 있는 겁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