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민평등 외치면서 봉건잔재 ‘혈통’ 따지는 北김정은

북한 6차 핵실험 움직임에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내부에선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가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내세울 거라곤 김일성의 손자라는 것밖에 없는 김정은의 입장에선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선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백두혈통 세습은 비웃음거리가 된 지 오래입니다.

사실 사회주의 국가에서 권력을 세습한다는 건 자랑거리가 아닙니다. 모든 인민이 평등하다는 것이 사회주의, 공산주의의 출발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사회주의 종주국이었던 소련이나 중국은 물론이고 사회주의라는 간판을 내세운 나라들은 감히 권력세습을 시도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건지 북한에서만은 이것이 대단한 자랑거리인 것처럼 포장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김정일은 눈치라도 봤습니다. 자신이 백두혈통이기 때문에 권력세습을 하는 게 아니라 무슨 대단한 능력이라도 있는 것처럼 치장을 했습니다. 무슨 대단한 이론가인 것처럼 꾸미고 평양대건설 등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 업적을 만들어 권력세습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했습니다. 그래도 당시에는 북한이 사회주의를 조금이라도 표방했었기 때문에 이런 연극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김정은 3대세습 과정에선 이런 연극조차 사라졌습니다. 간부들과 인민들은 김정은의 존재조차 몰랐는데 어느 날 갑자기 새파란 청년이 나타나서 지도자인 것처럼 행세했습니다. 단지 김정일의 아들, 저들이 말하는 백두혈통이라는 점 말고 후계자로 낙점된 이유가 뭐가 있었습니까? 이것은 북한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아닌 김 씨 일가가 통치하는 봉건적 왕조국가임을 공개적으로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지구상 그 어떤 나라가, 그것도 사회주의 국가에서 혈통으로 권력을 세습한단 말입니까?

더구나 김정은이 백두혈통이란 것조차 사실은 웃지 못 할 희극입니다. 그래도 김정일은 어머니가 누구라는 사실이라도 밝혔지만 김정은은 이조차 공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지 않겠습니까? 자신의 어머니가 귀국자 출신의 무용수 고영희라는 걸 어떻게 떳떳하게 공개할 수 있겠습니까.

사실 사람 자체가 능력이 있으면 됐지, 어머니가 누군들 큰 문제가 되겠습니까? 그러나 북한의 독재자들은 저들 스스로 백두혈통을 강조해왔고 온 인민을 성분으로 나눠 각종 차별을 가해왔습니다. 귀국자 집안은 저들의 구분대로라면 적대계층에 속하는데 김정은이 귀국자 여성의 자식이라면 백두혈통이라는 명분이 서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또 혈통문제가 불거지면 대단한 혁명가로 선전해 온 김정일이 사실은 부인과 첩도 여럿 있었다는 사실이 탄로날까 두려운 측면도 있겠습니다. 얼마 전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당한 김정은의 배다른 형 김정남은, 김정일과 영화배우 성혜림에서 태어난 사람입니다. 김정일의 맏아들이고 김일성이 끔찍이 아꼈던 손자입니다. 혈통의 측면에서 보면 김정은보다는 김정남이 후계자로서 정통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독살 당한 것도 이 같은 혈통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백두혈통은 거대한 사기극입니다. 만민평등의 사회주의에서 봉건사회의 잔재인 혈통을 따지는 것 자체가 창피한 일입니다. 또 어머니가 누구인지도 밝히지 못하는 혈통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안 그래도 살기 바쁜 인민들을 각종 행사에 동원하는 생일잔치와 백두혈통 사기극은 이제 끝내야 합니다. 지도자의 기준은 혈통이 아니라 ‘누가 더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고 인민생활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는가’라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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