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폭파여부놓고 `혼선’

북한의 영변 원자로 냉각탑이 27일 오후 5시5분께 폭파됐지만 이 사실은 폭파된 뒤 2시간30분 정도가 지나서야 화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등에서 파견된 10여명의 취재진이 현장에서 역사적 순간을 지켜봤지만 영변에서 평양으로 2시간여를 달려 돌아온 뒤에야 이 세계적 뉴스를 보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당초 예정됐던 생중계도 돌연 취소되고 북한의 발표도 없어 현장 상황을 알기는 더욱 어려웠다.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브리핑을 통해 “오후 4∼5시께 폭파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힌데 이어 한국에서 유일하게 현지취재를 간 문화방송(MBC)이 오후 5시 뉴스를 통해 “북한은 오늘 오후 4시가 조금 넘어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시킨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할 때만 해도 모든 것은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냉각탑 폭파 화면이 방송되지 않아 폭파를 확신할 수는 없는 분위기였다.

서울의 취재진들은 청와대와 외교통상부, 국가정보원, 군 당국 등을 상대로 폭파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취재를 했지만 모두 `알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을 뿐이었다.

더욱이 현지에 취재를 간 미국 CNN 등 외신들이 현지 취재기자의 기사대신 MBC의 보도를 인용해 `냉각탑 폭파’를 전하자 혼선은 더해졌다. 일부에서는 이날 기상사정 등의 이유로 폭파가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내놨다.

의문은 MBC의 첫 보도가 나간지 2시간여 뒤인 7시23분께 중국 신화통신이 현지에서 상황을 지켜본 기자가 전해왔다며 “오후 5시5분에 폭파가 진행됐다”고 긴급뉴스를 타전한 뒤에야 풀렸다.

MBC도 조금 뒤 평양 현지의 기자를 연결, 폭파 시간이 5시5분이라고 수정했다.

한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냉각탑 폭파를 외부에야 선전하고 싶었겠지만 내부적으로는 선군정치의 상징인 핵시설을 파괴하는 장면을 숨기고 싶지 않았겠느냐”면서 “북한이 폭파 이후에도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은 점도 혼선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당초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생중계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현장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취재진들은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들어가면서 생중계가 어렵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사는 평양에 도착해서도 북한 조선중앙TV의 협조아래 생중계를 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무산됐다.

이날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영변 지역에 위성을 송출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생중계는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 소식통은 “북.미 간 양해사항은 6자회담 참가국의 취재진을 불러 테러지원국 해제 24시간 내에 냉각탑을 폭파한다는 것”이라며 “생중계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으로, 합의된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입장에서는 생중계를 했다가는 돌발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전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는 점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