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표적 포(砲) 실험장인 종합포사격장(평양시 사동구역 대원리) 확장 공사를 진행하라는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내부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지난 6일 종합포사격장에 무력 최고사령관(김 위원장) 명령이 내려졌다”면서 “이는 군(軍) 건설 여단과 합심해서 기술적·지리적으로 더욱 거듭날 수 있도록 사격장을 확장하라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확장 공사 배경에 대해 소식통은 “인민군 무력의 작전 및 전략을 각종 포, 화력무기 중심으로 적들의 아성을 짓뭉개버리겠다는 최고사령부의 작전적 의도에 따라 더 많은 새로운 포무기들을 생산하고 시험(실험) 배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김 위원장의 남다른 포 사랑이 재차 느껴지는 대목으로, 대남(對南) 공격을 가상한 무력 강화 의지를 고취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고사령관이 직접 챙겼다는 점에서 분주한 동향이 포착되고 있다. 10일부터 군 건설총국 2개 대대와 사격장 지휘관 군인, 종업원, 가족들까지 확장 공사에 동원됐다는 것. 또한, 군 당국은 ‘당 창건 기념 75주년(10월 10일) 전(前) 결속(완료)’이라고 공사 기한까지 못 박았다.
이런 가운데 주변 농가들과 주민들은 아우성치고 있다. 소식통은 “갑자기 사격장 확장부지로 비준(결정)된 구역 안의 주민 살림집과 딸기 온상(溫床) 밭을 밀어버리겠다해서 지금 큰일났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원리는 대체로 봄(4월 말~5월 초)에 딸기를 생산, 평양시 중심구역에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비교적 가난한 농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사격장 건설지휘부 측은 주민들에게 10월 10일 전까지 주택과 텃밭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공사부터 보장해야 한다고 다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지금 건설지휘부에서는 딸기밭과 주민 살림집을 불도젤(불도저)로 밀어버리고 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이삿짐을 군과 국가기관이 마련한 창고에 놓고 가까운 친척집 등지에서 주거생활을 시작했다”고 현지 상황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러나 사동구역 인민위원회는 ‘주택을 대원리 관내에 지어주겠다’라는 방침을 세웠지만, 농촌경영위원회는 ‘이전 만한 경작지는 줄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확실한 약속 보장은 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다.
한편 주민들은 크게 2가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단 대다수 주민은 불만이 가득하다. 자연스럽게 “인민들의 집과 터밭을 원래대로 보상 안 해주면 그 사격장은 나라와 백성을 지키자는 게 아니지 않냐”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묘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승호(이전 평양, 현재 황해북도 소속)군으로 쫓겨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이냐” “그냥 국가에서 하란 대로 더 의견 없이 가라면 가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당국의 신뢰 추락으로 인해 자조적인 목소리도 팽배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