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北…日 납치범 송환요구에 “인권단체 대표 북송해라”

▲ 납치범 신광수

지난 4일부터 나흘간 베이징에서 열린 북-일 정부간 협의가 별 진전 없이 막 내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본 납치자 문제와 관련, 북측의 황당무계한 제안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당국은 납치문제 협의에서 피랍 생존자의 조속한 귀국, 진상해명, 범인 인도 등을 요구하는 한편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국교정상화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8일 일본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측은 이 과정에서 대표적 납북 일본인으로 알려진 요코타 메구미의 납치 및 일본인 납치의 핵심인물로 지목되는 신광수의 신병 인도를 요구했다고 한다.

신광수는 일본에서 북한 간첩으로 활동하다가 서울로 잠입, 1985년 한국 정보기관에 체포된 인물로 김대중 정부 시기 2000년 ‘뉴밀레니엄 특사’로 출소해 북한으로 송환됐다.

일본 정부의 요구에 어떤 형식으로든 답변해야 했던 북한 측은 “그럼 일본도 범죄자를 북한에 송환하라”며 맞불을 놓았다.

일본 당국자들은 일본 내 범죄자가 누구를 뜻하는지 의아해 하다가 일본 내 거주하는 탈북자 100여 명을 뜻하는 것이라고 짐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이 지목한 범죄자(?)는 현재 일본에서 활동 중인 북한인권단체와 탈북자 지원단체 대표들이었다.

북한이 거명한 인물은 RENK(구출하자 북조선민중 긴급행동 네트워크)의 이영화 대표(간사이대 교수), <북조선귀국자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모임>의 야마다 후미아키(山田文明, 오사카 경제대 교수) 대표, <북조선난민구원기금>의 가토 히로시(加藤博) 사무국장 등 세 사람이었다.

북한은 이들이 “자국 국민을 납치해 간 브로커”라고 주장하며, 이들도 범죄자로써 북한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 북한 당국은 납치 혐의가 명확해 무죄를 주장하기 어려워지자 다른 핑계를 대고 우선 상황을 모면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막무가내 식 외교를 펼치기로 유명한 북한이지만, 이번 사태는 북한이 정상적 협상이 불가능한 상대라는 것을 인식시켜주는 또 하나의 사례로 남을 것이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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