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乙 출사표 김혜준 “정치와 예능의 대결”








▲김혜준 마포을 한나라당 예비후보가 한 시장상인으로부터 격려를 받고 있다. /김혜준 예비후보 사무실 제공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현역 의원들조차 다가오는 4·11 총선에서 한나라당 간판을 내걸고 나서기 무서울 정도라는 반응을 보인다. 정치 신인이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 같은 상황전개에도 과감히 한나라당 간판을 내걸고 기성 ‘정치판’에 출사표를 던진 젊은 후보가 있다. 마포을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혜준(45) 전 자유주의연대 정책실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한나라당을 개혁해 정치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겠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19일 오전 마포구 망원동 후보사무실에서 만난 김 후보는 “국민들이 정치가 싫은 것이 아니고, 국민들의 어려움과 불만을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정치를 원하고 있다”며 “정치의 본분이 바로 이런 문제를 해소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출마하게 되었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김 후보는 노무현 정부 시절에 우파 혁신을 부르짖는 젊은 386 운동가 그룹의 일원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이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정무기획국장을 역임했고, 공공기관에 근무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장 활동 경험과 정책을 결정하는 정부기관에서의 경력은 그가 가진 장점이다. 시민들이 원하는 정책이 무엇이고, 어떻게 정책을 반영해야 하는지를 온몸으로 부딪히면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김 후보의 선거 캐치프라이즈는 ‘저부터 듣겠습니다. 뛰겠습니다’이다. 말이 아닌 주민들의 불만을 직접 듣고 행동에 옮기는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그는 포괄적 정책이 아닌 연령별로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그에 맞는 정책을 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마포을 지역구를 위해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통팔달(四通八達)할 수 있고, 발로 뛰는 국회의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지역구민들이 관심 있게 지켜봐줄 것을 호소했다.


대한민국 선진화와 북한인권 문제 해결에 누구보다 앞장서온 그가 한나라당 개혁과 정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운동화 끈을 고쳐 매고 출발점에 섰다.


김 후보는 북한인권법이 수년 째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는 것을 지적하면서 “기성 정치인은 북한 문제에 대한 고민과 북한인권법을 제정하려는 에너지와 열정이 없다”며 정치 신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바람이 세밑 민심을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그가 출마하는 마포을 지역은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와 당선된 바 있다. 강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라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 그리고 현역 무소속 의원의 3파전이 될 공산이 크다. 


[다음은 김혜준 예비후보와의 일문 일답]









▲김 후보는 “정치는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준 예비후보 사무실 제공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회의감이 증폭되고 있다. 어려운 상황인데 지금 시점에 정치에 뛰어든 이유가 무엇인가.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혐오를 줄이는 것이 바로 정치다. 정치인이 미워서 그런 것이 아니고, 국민들이 살기 어렵고, 현실에 불만이 있기 때문이다. 삶의 조건이나 불만을 해소해주는 것이 바로 정치의 본분이다.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혐오가 많아질수록 정치가 더욱 매진해야 한다. 정치에 대한 혐오가 지나치면 그 손해는 국민들에게 되돌아온다. 이런 국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이 정치이기 때문에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국민들이 원하는 새로운 정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동안 국회의원 보좌관, 시민단체, 중앙부처, 청와대, 공기업 등을 거치며 스스로 정치에 대해서는 일가견을 갖추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 새롭게 배우고 있다. 며칠 전 밤 10시에 망원동의 한 철물점에 들러 어르신께 20분 넘게 말씀을 들었다. 그분은 ‘집세를 8개월씩이나 못 내고 있는 나 같은 서민이 하루에 볼트, 너트 하나씩 팔아 모은 돈으로 낸 세금으로 호의호식하는 자들이 바로 정치인들이다. 지들이 잘 나서 잘 먹고 잘 사는 줄 알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가슴으로 느끼는 바가 많았다. 정치가 잘 나서 나서는 정치, 가르치는 정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 바로 듣는 정치, 찾아올 수 있는 정치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기본이 될 때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 정부에 국민의 반감이 크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데 서툴렀다고 본다. 감성정치가 필요한데, 그런 면이 부족했다. (국민들과) 공감을 하면서, 아픈 곳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 필요하다. 보좌를 했던 한 사람으로써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들이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소통에 대해 논리적으로 접근하기보다 공감이 필요하다.”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여론이 좋지 않은데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나는 그동안 한나라당과 큰 틀에서 정치적인 노선을 같이 해왔다. 자유주의연대에서 일할 때 보수라고 하면 ‘수구꼴통’이라는 말을 들었다. 당시 우파혁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일관되게 활동했다. 지금은 ‘한나라당’ 말도 꺼내기 힘들다. 하지만 국민들의 비판을 받고, 심판을 받아야 하는 것이 선거이고 정치다. 진정한 우파혁신을 위해서는 어려운 상황에서 도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 사회에서 북한문제는 중요한 문제다. 그럼에도 총선에선 이슈가 되지 않는다.


“선거는 속성상 짧은 메시지로 유권자들에게 전달해야 하고, 유권자들의 문제와 결부되어야 한다. 그런데 북한 문제는 이 두 가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북한 문제가 복잡하고 중요한 변수가 있음에도 내가 먹고 사는 문제, 즐길 수 있는 문제와는 거리가 있다. 무거워 보이는 주제다. 선거 이슈로는 부적절하다고 본다. 하지만 한반도 미래에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북한 주민들의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의 관심이 대단히 중요하다.”


-북한인권법이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이다.


“기본적으로 사람의 문제라고 본다. 기성 정치인들 중 다수가 북한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표피적으로 이슈가 되면 나도 같이 보조를 맞춰야겠다고 생각을 하지만, 그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하지 않기 때문에 법 제정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법을 제정하려면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기성 정치인은 바로 이런 에너지와 열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의지와 실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정은 시대가 들어섰다. 북한의 앞날을 어떻게 보고 있나.


“절대 권력의 얼굴마담으로 나서기는 했지만, 지금 나이로 (북한 체제를) 감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시대는 김정일이 죽었기 때문에 차량에 와이퍼가 망가지고, 브레이크까지 망가져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는 자동차와 같은 상황이다. 개혁개방으로 나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북한 체제에 위협이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기 부정이고 모순이다. 김정은 체제의 앞날은 어두운 게 사실이다. 시간의 문제다.”


-바람직한 대북정책의 방향은.


“북한의 상황에 따라 반응하는 대북정책이 아니고, 종국적으로 한반도 통일에 기여하고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되는 대북정책이 되어야 한다. 단순이 (북한의)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하면 안 되고, 통일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또한 그동안의 정책이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지금은 북한 내 변혁의 움직임이 자생하고 있기 때문에 자체 변화할 수 있는 역량을 도와주고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체제를 변화시키는 세력을 지원을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북민간방송에 대한 지원도 한 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과 흥미로운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는데.


“강용석 의원은 정치를 코미디로 몰아간 일등 장본인이다. 정치는 바른 것인데, 강 의원은 정치를 희화화시켰다. 진정한 정치와 예능의 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김 후보가 하고 싶은 정치는 무엇인가. 


“국민들의 삶과 직결된 작은 변화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가족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 ‘파더후드: 대한민국에서 아버지 찾기’라는 책도 냈다. 우리 사회의 건강성과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본 단위인 가족이 더 건강해져야 한다. 역할과 존재 가치가 희미해진 아버지의 역할이 다시 재조명 되어야 한다. 또한 입으로 떠드는 포괄적 정책이 아닌 연령별로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좀 더 세부적으로 연령별로 파고 들어가려 한다. 예를 들면 20~30대의 취업과 미래 걱정, 40대의 주거에 대한 걱정 노년층에 대한 행복한 노년 보내기, 엄마들의 육아 보육에 대한 원인과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불만과 개선 사항들을 말보다, 듣고 행동에 옮기는 정책을 실현하고 싶다. 그래서 캐치프라이즈도 ‘저부터 듣겠습니다. 뛰겠습니다’이다.”


-주요 정책과 공약에 대해 설명해달라. 


“교육문제다. 마포는 상대적으로 다른 이슈나 정책보다 교육 인프라가 낙후되어 있다. 사교육을 받으러 다른 지역으로 가고 있다. 지역 내에 좋은 고등학교를 유치해 인재를 양성하겠다. 또한 지역민들의 숙원사업인 당인리 화력발전소에 대한 대책도 마련할 것이다. 망원동 유수지에 군부대가 있어 고도제한 때문에 개발이 어렵다. 이런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다.


절대적으로 실망을 안겨줬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에 대한 기대가 높다. 내가 바로 그 새로운 사람으로 열심히 하겠다. 젊은 나이에 국회보좌관, 시민단체, 장관정책보좌관, 청와대, 공기업 등의 다양한 분야를 거치면서 공공의 문제를 천착해왔다. 그런 식견과 경험, 네트워크를 가지고 사통팔달할 수 있고, 발로 뛰는 국회의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꼭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