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영애씨 美 망명 사유, 사실과 다르다

탈북자 마영애 씨가 ‘한국 정부의 탄압’을 이유로 미국 관계당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 마영애 씨는 데일리NK와 전화통화에서 ▲국정원의 인권탄압 ▲미국 공연 중 인권탄압 ▲여권 ∙ 주민등록 말소 문제를 정치적 망명의 이유로 들었다.

데일리NK는 특별취재팀을 구성, 마 씨가 주장하는 내용을 모두 추적 ∙ 확인해보았다.

1. 주민등록 말소

마영애 씨는 2004년 4월 미국으로 출국했으며, 2005년 5월 주민등록이 말소됐다. 마 씨는 “아들은 2005년 3월까지 한국에 살고 있었는데 (한국을 떠난 지) 두 달 만에 주민등록이 말소됐다는 것은 모종의 압력이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한민국 국민은 주거지를 이동한 후 15일 이내에 해당 동사무소에 전출 및 전입신고를 해야 한다. 신고하지 않으면 ‘무단전출자’로 처리되어 주민등록이 말소된다.

마 씨의 거주지인 서울 ○○동사무소의 주민등록 업무 담당자는 “임대아파트를 반납하고 전출 사유가 발생한지 15일이 경과하도록 전입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직권말소 절차에 들어갔다”면서 “주민등록 담당자와 통장이 거주 여부를 확인하고, 최고장(催告狀)을 발부한 후에도 답변이 없으면 누구든 주민등록이 말소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소요되는 시간은 통상 30일~45일이라고 담당자는 밝혔다.

한국의 행정절차를 잘 모르는 탈북자인데 원칙대로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담당자는 “탈북자는 대한민국 국민 아니냐”며 “분명히 그 거주지에 살고 있지 않은 사람을 살고 있는 것처럼 놓아두는 것이 오히려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남한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도 전입신고 절차를 몰라 말소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주민등록 말소가 특별한 행정절차가 아님을 강조하며 “말소 기간이 1달 이내이면 1만원, 1달 이상은 3만원 등 소정의 과태료만 납부하면 바로 주민등록이 회복된다”고 말했다. 마영애씨의 경우처럼 6개월 이상 말소된 경우 과태료는 10만원이다.

참고로, 주민등록은 국적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주민등록이 말소된다고 국적이 사라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주민등록은 행정상 주거지를 분명히 하는 절차일 뿐이다.

2. 여권 연장 거부

마영애 씨는 1년짜리 단수여권을 소지하고 출국했다. 마 씨는 여권의 유효기간이 지나자 뉴욕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찾아가 여권기한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총영사관은 이를 거절했다. 여권 연장이 거절되면 불법체류자의 신분이 되거나 바로 출국해야 한다. 마 씨는 자신의 여권 연장이 거부된 것은 “미국에서 북한인권문제를 얘기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 여권과에 문의해 보았다. 담당자는 “복수여권 소지자의 경우 관련 서류를 갖고 총영사관에 신청하지만 단수여권 소지자는 신원상의 불확실성을 안고 출국했기 때문에 연장이 거부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마영애 씨의 사례를 이야기하며 북한인권운동을 한 것에 대한 보복이 아니냐고 묻자 “총영사관측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행정상으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여권 연장이 거부되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담당자는 “강제출국의 형태로 한국에 오면 된다”면서 “한국이든 미국이든 법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다시 여권을 발급받아 미국에 가면 된다는 말이다.

3. 국정원의 탄압

마영애 씨가 인권탄압의 구체적 증거로 이야기한 여권과 주민등록 문제는 이처럼 간단한 ‘해프닝’과 같은 일이다.

문제는 그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탄압을 받았다는 것. 이는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관련자들과 교차 확인을 시도해 보았다.

마영애 씨는 2004년 출국 직전 국가정보원 직원이 자신에게 “미국이 주최하는 인권행사에 가지 말라”고 협박하고 “(가지 않으면) 국정원에서 2억 원을 주겠다”고 회유하기도 했다고 주장한다.

마 씨가 이야기한 이름으로 국가정보원에 의뢰했으나 그런 이름의 직원은 없었다. 마 씨 역시 “가명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국내입국 탈북자들의 후생복지를 총괄하는 국정원 담당부서의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했다.

– 마 씨는 국정원 직원에게 협박을 당하고 서약서를 쓰도록 강요 받았다고 하는데.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그렇게 하겠느냐. 탈북자 한 명 입 막으려다 누구 모가지 날아갈 일 있느냐. 특히 마영애 씨는 특별히 관리할만한 증언의 내용을 갖고 있지도 않다.”

– 미국에 가지 않으면 2억 원을 준다는 말도 했다는데.

“(웃음) 예술단 공연 못하게 하려고 2억 원을? 상식 선에서 생각하자. 미국 의회에 나가 증언한 탈북자도 수두룩한데 고작 예술 공연이나 교회 간증 정도를 못하게 하려고 그런 돈을 쓴다는 게 말이나 되나?”

4. 미국 공연 중 인권탄압

2004년 4월 마영애씨가 이끄는 ‘평양예술단’의 공연은 사단법인 <남북청소년교류연맹>의 주선으로 이루어졌고 이 단체의 정경석 총재가 동행했다.

마씨는 데일리NK와의 전화통화에서 “(정 총재가) LA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여권과 비행기 티켓을 강제로 빼앗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교회의 간증집회에 참석해 북한인권에 대해 증언하자 “멱살을 잡으며 욕설도 내뱉으며 뺨까지 때렸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정경석 총재와의 인터뷰를 시도해보았다. 정 총재는 마 씨의 주장에 대해 “대응할 가치도 느끼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독자들에게 해명을 해줄 것을 거듭 부탁하자 공연 중이라 길게 이야기할 수 없다며 “어떻게 은혜를 이렇게 갚을 수 있나. (흥분이 가라앉으면) 나중에 정식으로 인터뷰하자. 그때 다 말하겠다”고 전화를 끊었다.

마씨는 정경석 씨가 총재로 있는 <남북청소년교류연맹>을 줄곧 ‘통일부 산하 단체’라고 표현했다. 다른 언론을 통해서도 ‘통일부 산하’ 혹은 ‘통일부 직원이 동행했다’라는 표현으로 마치 통일부가 자신을 탄압한 것처럼 주장했다.

확인 결과 <남북청소년교류연맹>은 통일부 ‘허가 법인’으로 2000년 11월 법인 등록을 마쳤다. 이는 통일부에 사단법인 등록신청서를 접수했다는 의미이지 ‘통일부 산하’라고 말할 수 없다. 통일부의 어떠한 지시나 행정적 명령체계에 묶여있지 않다는 말이다. 마영애 씨가 활동했던 <탈북자동지회>도 통일부의 허가 법인이다.

통일부 정착지원팀 조용식 사무관은 “마 씨가 마치 통일부가 자신을 탄압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에 어이가 없다”며 “마 씨는 식당을 개업하고 예술단을 운영하면서 통일부로부터 1억 원 가까운 지원을 받았다. 통일부의 탈북자 정착지원 제도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할 수 있는 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고 말했다.

마 씨의 미국행에 동행했던 예술단원들과 접촉을 시도해보았다. 그들은 한결같이 답변을 하기를 꺼려했다. 마 씨가 미국에 망명하는데 자신이 방해가 되고 싶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한 탈북자는 “어쨌든 자기가 거기(미국)서 잘 살아보겠다는데 내가 나쁜 말을 해서 원한을 살 필요는 없지 않으냐”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거듭 익명을 요구한 다른 탈북자는 “여러 차례 (마씨와) 공연을 다녔지만 (북한인권실태에 대해 증언하지 말라는) 서약서를 쓴 기억은 없다”면서 오히려 “마 씨와 남편이 공연이익금을 많이 차지해 단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2004년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북한 자유의 날’ 행사 등 여러 차례 해외의 북한인권관련 행사에 참석했던 북한인권단체 회원 탈북자 P씨는 “어떤 말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받거나 서약서를 쓴 적은 한번도 없다”면서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한국에서 폭로하지 왜 나중에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P씨는 “마영애 씨의 경우 특별한 경험을 했을 수도 있다”는 말을 꼭 덧붙여 줄 것을 당부했다.

곽대중 기자 big@dailynk.com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이현주 기자 lhj@dailynk.com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