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취한 옌볜..北-中 밀매 중계지

세계적 마약 밀매 루트인 북한과 중국 지린(吉林)성의 중간에 자리한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가 마약의 덫에 걸려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중 마약 밀매의 거점 역할을 하면서 마약 사범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


24일 옌볜 공안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옌볜지역 마약사범은 900여명. 마약 흡입 전력이 있는 300여명은 당국의 조치에 따라 강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는 중국 최대 마약 밀매시장으로 부상한 지린성 내 도시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수치다. 옌볜 공안국은 우수한 마약 사범 검거 실적으로 최근 중국 공안부의 표창도 받았다.


옌볜에서 마약 사범이 대거 검거됐다는 것은 당국의 강력한 단속 의지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마약 범죄가 성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체포된 지린성 전체 마약 사범은 367명. 지난 한해 옌볜에서 검거된 마약 사범이, 지난해 상반기 검거된 지린 성 전체 마약 사범 수의 3배 가까이 된다는 얘기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옌볜의 마약 사범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신장(新疆)을 대신해 중국 내 최대 마약 밀매 시장으로 떠오른 지린성에서 옌볜이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옌볜이 마약의 늪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옌볜은 마약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복합적인 요소들을 안고 있다.


우선 ‘세계 마약 공장’으로 불리는 북한과 중국 내 마약 원료 최대 산지인 지린성의 접경에 위치해 있다.


함경남도 함흥에서 제조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마약은 함경북도 회령 등을 거쳐 중국으로 유입되는데 옌볜은 그 길목에 해당한다.


거꾸로 북한산 마약의 주원료인 염산에페드린은 지린에서 옌볜을 통해 북한으로 넘어가고 있다.


중국 신장에 기반을 둔 마약 밀매조직이 당국의 단속을 피해 근거지를 옮긴 이후 지린은 중국 내 최대 마약 원료 원산지가 됐다.


마약 조직들은 지린 지역 농민들에게 종자를 제공, 대마를 재배하게 한 뒤 이 대마에서 추출된 염산에페드린을 북한에 공급하고 완제품을 넘겨받고 있다.


결국, 옌볜은 그 지리적 위치 때문에 자연스럽게 중국의 마약 원료와 북한산 완제품 거래의 중간 집산지이자 중계지 역할을 맡게 됐다.


옌볜 조선족들이 중국어와 한국어를 모두 구사할 수 있다는 점도 북-중간 마약 커넥션에 쉽게 빠져들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다.


양측과 모두 언어로 통하기 때문에 중국과 북한 마약 밀매 조직 간 거래의 중개상이나 거간꾼으로 쉽게 참여할 수 있다.


마약 사범 증가는 한국과도 관련이 있다. 외화벌이를 위한 한국행이 급속히 늘면서 돌봐줄 부모 없이 홀로 남은 청소년들이 마약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고 있다.


모국인 한국이 옌볜 조선족들에게 부를 쌓을 기회를 부여했지만 결과론적으로 마약에 빠져드는 원인 제공도 한 셈이다. 물론 그 책임은 마약의 덫에 빠진 당사자들에게 있지만 말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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