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슨 訪北…北, 대화 필요성 강조할 듯

북한의 초청으로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가 14일(현지시간) 평양으로 출발했다. 그의 이번 방북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그동안 그를 대미 화해제스처 메신저로 활용해왔던 만큼 이번에도 평화공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앨버커키 공항에서 출발 전 “내 목표는 북한을 진정시켜 한반도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지 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대화재개를 위한 논의를 갖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중국 베이징을 거쳐 16일 북한으로 이동, 20일까지 머물고 뉴멕시코로 돌아갈 예정이다.


중국은 이번 방북이 대화재개의 물꼬가 만들어지길 기대하는 눈치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리처드슨 주지사에 방북에 대해 “북미간 접촉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지그프리드 헤커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을 불러들여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플루토늄에 이어 고농축우라늄프로그램(HEUP)으로 ‘협상에 나서라’는 신호를 보낸 만큼 리처드슨 주지사에게도 대화재개 주문을 더욱 적극화 할 가능성이 높다.


장 대변인은 지난 8~9일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방북결과를 설명하면서 “북한이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협의 개최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북한을 압박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 속에 이뤄진 다이 국무위원의 방문에 북한은 ‘긴급회의 개최 동의’라는 나름 선물을 준 것이다.


하지만 북미 직접대화를 통한 미국의 큰 양보조치가 필요한 북한 입장에서는 정작 중요한 메시지는 미국에게 보일 가능성이 높다. 셀리그 해리슨 미 국제정책센터(CIP)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북에 대해 “비핵화 협상의 문을 열고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꾀하려는 북한의 욕구를 드러낸 가장 최근 사례”라고 분석했다.


그의 이번 방북은 비공식적인 성격으로 미 국무부 역시 미 행정부의 메시지를 갖고 가지는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리처드슨 주지사는 귀국 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여서 북한이 이를 평화공세로 활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북한이 전할 내용과 수위가 관심이다. 미군 유해발굴 사업 재개로 유화분위기를 일단 조성할 수 있다. 북한이 HEUP 포기 의사를 직접 거론할 가능성이 낮지만, 미국을 대화 테이블로 나오게 하기 위해 그 가능성을 어느 정도 열어 두는 메시지를 제시할 수는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