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슨 `장밋빛 발언’…당국은 `신중’

지난 8~11일 북한을 방문한 뒤 서울을 찾은 빌 리처드슨 미국 뉴 멕시코 주지사 일행이 북측의 2.13 합의 이행과 관련해 낙관적인 소식들을 쏟아내면서 그 현실화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11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해결 후 하루 이내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단을 불러 원자로 폐쇄 조치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또 12일까지는 BDA의 북한 자금이 모두 북측에 전달될 것이라며 BDA 동결자금을 전액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도록 한 미측의 조치로 더 이상 BDA 문제가 회담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뒀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특히 BDA 문제와 관련, “북한은 (미)재무부측이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우리에게)명백히 표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들은 대체로 북측이 BDA 해결책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보일 때까지는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국자들도 방북단이 전해온 평양의 ‘기류’가 나쁘지 않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당국자들은 리처드슨 주지사가 낙관적 발언을 많이 했지만 북측이 미국처럼 BDA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인식하는 지에 대해서는 확언하지 못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보고 있다.

북측이 방북단에 신속한 초기조치 이행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BDA 문제에 대한 입장은 명확히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당국의 인식인 셈이다.

북한이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규정해 온 BDA 문제의 ‘완전종결 선언’을 BDA해법 발표 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리처드슨 일행에게 전달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또 북측이 동결자금의 반환을 직접 확인하길 원해왔던 점으로 미뤄볼 때 미측의 해법에 동의하더라도 실제로 BDA에서 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지 테스트해본 뒤 공식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적지않다.

특히 방북단의 일원인 빅터 차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발언이 리처드슨 주지사의 발언보다 한결 신중했다는 점도 신중론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차 보좌관은 BDA 해법에 대한 북측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그들(북측)이 생각하는 바를 말할 수는 없다”면서 “우선 북측은 자신들이 마카오에서 얻으려 했던 것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반응을 속단하지 않았다.

일부 당국자들은 북측이 리처드슨 주지사 등 방북단에 초기조치 이행 시한을 30일 연장할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심상치 않다고 보고 있다.

만약 북측 당국자가 ‘30일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북측이 당장 초기조치 이행에 나서기 보다는 BDA 문제를 놓고 추가로 저울질을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BDA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어떤 반응을 보일지 하루 이틀 정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