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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당적 모든 지위에서 해임됐다는 점에서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직도 자동 해임됐을 가능성이 높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모든 직위에서 해임됐다고 밝힌 것을 볼 때 총참모장 직에서도 해임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양대 기둥인 당(黨)과 군(軍)의 최고 요직인 정치국 상무위원과 총참모장이었던 그의 전격적인 해임으로 후임 총참모장 선임 등 북한 내 권력구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리영호가 맡았던 당직의 공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지만, 500만에 이르는 북한의 정규·비정규군의 군사작전을 실전 지휘하는 ‘총참모장’ 직위를 장기간 공백으로 놔둘 수 없다는 점에서 그의 후임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영호 후임에는 최룡해 총정치국장과 함께 군대 내 당의 지도를 보장할 수 있는 인물인 동시에 군대 내 실력자들의 반대가 적은 인물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과 장성택·김경희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 중에서 후임자가 선임될 수 있단 얘기다.
북한 전문가들은 당 중앙군사위원에 이름을 올린 인물 중 김정은 시대 급부상한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군령권’을 가진 총참모장이라는 직위가 갖는 전문성을 고려할 때 군부의 4인자였던 최부일 총참모부 작전국장이 일순위로 꼽힌다.
최부일은 지난 4월 이후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김명국 북한군 작전국장에 뒤를 이허 작전국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그가 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을 맡고 있고, 김일성 생일 100돌 열병식서 열병지휘관을 수행해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최부일은 2010년 9월 제3차 당대표자회 직전 김경희, 김정은, 최룡해, 현영철, 김경옥과 함께 대장 칭호를 받았다”면서 “이는 군대에서 김정은을 보좌할 중책을 맡았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총참모장 기용 가능성을 높게 봤다.
다만 그가 당대표자회를 전후해 대장에 임명됐다는 점에서, 총참모장으로 전격 승진되는 것은 너무 이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은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인 김영철 정찰총국장도 거론되지만 남북군사회담 및 대남공작에 주로 관여해온 인물이기 때문에 전문성만 놓고 보면 군대를 지휘하는 군 총참모장을 맡기에 적임자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각 인민무력부장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그가 주로 ‘후방사업’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일각에서는 현철해의 발탁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그 역시 오랫동안 선전부문을 맡아왔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편, 당내 리영호의 자리는 당분간 공석으로 둘 가능성이 크다. 김광인 북한전략센터 소장은 “김정은과 장성택 등 실세들의 당 장악력이 확고한 상황에서 리영호의 공백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조직문제를 다뤘다는 것은 기구 자체가 변동됐다는 의미일 수 있다”면서 “당 정치국 상무위원 직위의 수가 조정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