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어 “한미동맹은 쇠고기 문제 그 이상”

“한·미동맹은 쇠고기 문제 그 이상이며 양국 의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조속히 비준해야 한다.”

미국 코리아소사이어티(K/S)의 에번스 리비어 회장은 홍콩의 월간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FEER)지 최신호에 기고한 ‘쇠고기 전투의 상처 치유하기’라는 제하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반도 주변 사정에 정통한 리비어 회장은 한·미동맹은 양국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한미 FTA는 궁극적으로 가져올 수익 측면에서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 늦더라도 비준하는 게 훨씬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여년만의 한국 보수정권 등장을 기뻐했던 부시 행정부는 최근의 한국의 상황전개를 불안과 동정이 뒤섞인 복잡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국내에서 겪고 있는 수난은 워싱턴 인사들에게 이 대통령의 위상을 약화시키고 그가 레임덕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리비어 회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고 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한국내 시위는 강력한 한·미동맹을 바라온 미국의 희망이 꺾이는 것은 물론 과거에도 그랬듯 대미 관계가 시위의 초점이 될 수 있다는 두가지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결국 이런 우려는 한국인들의 쇠고기 재협상 요청에 대해 부시 행정부가 탄력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리비어 회장은 “이 대통령의 입지를 강화시켜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미국의 양보가 서울 거리를 평온하게 할지는 미지수이며 이 대통령이 어떻게 시련에 대처하고 신뢰를 회복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상세하게 언급하면서 “미국에게 한국은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의 모델국이자 일본과 함께 동북아 안정을 지킬 동맹국이며 한국에게도 한·미동맹은 과거 한국인들이 누렸던 강력한 독립국으로서 생존할 수 있는 최상의 보장책”이라고 말했다.

리비어 회장은 “북한의 핵 보유, 중국의 부상, 일본의 군사력 강화, 불투명한 중일 관계 등의 외부의 전략적 불확실성은 한국이 좀 더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한미 관계가 글로벌화하기 위해서 일정 부분 조정을 필요하다면서 차기 미국 정부에게 한국의 이해관계와 우려사항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주고 한국을 주요 동맹국이자 선진 경제체제로 격상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세계 12대 경제대국이자 미국의 7번째 무역 파트너로서 한국은 국제적으로 존중받기에 충분하지만 대신 자유무역 국가로서 한국이 좀 더 미국 상품과 투자에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이어 “한국도 미국을 포함한 외국 세력의 희생물이 돼 왔다는 묵은 감정을 털어낼 필요가 있다”며 “그래서 한국의 지도자는 한국민들에게 한·미동맹을 옹호하고 설명하는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 FTA 문제와 관련, 그는 “최근의 쇠고기 논쟁에 따른 사회적 손실과 미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FTA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FTA 비준이 2009년에 마무리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한국 국회와 미 의회는 가급적 빨리 FTA를 비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비어 회장은 “한국의 민족주의와 감상주의, 민감성이 종종 미국의 인내를 시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선 한국은 우의와 신의가 넘치는 동맹이었다”며 “이런 간단한 진실을 인식하는 것이 한국과 미국 대통령에게는 좋은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 1기 정부에서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 부차관보를 지낸 리비어 회장은 국무부에서 35년간 일한 베테랑 외교관 출신으로 한국어도 구사하면서 남북한 사정에도 밝은 친한파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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