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유혈참극 수백명 희생…”결국 무너질것”






▲리비아 반정부 시위 현황. /김봉섭 기자
리비아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군부대의 무력 진압으로 21일 현재까지 300여명이 사망(AP통신 추정)하는 등 리비아 시위가 집단 유혈 참극으로 비화되고 있다. 이러한 군부대의 강경진압에도 일주일째를 맞고 있는 이번 시위는 트리폴리, 벵가지, 미스라타에서 중소도시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리비아 민주화 시위에 나선 현지 주민들이 전하는 리비아군의 진압 태도는 이집트 군부대가 보인 태도와는 딴판이다. 이집트 혁명 과정에서 군은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무력진압을 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친정부 시위대로부터 이들을 보호하는 역할까지 수행했다.


그러나 리비아군은 시위의 조기 진압을 위해 집단학살과 같은 강경진압을 서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루 전 리비아 제2의 도시 뱅가지에서 군의 시위대 진압을 목격한 한 성직자는 영국 데일리메일에 “군 특수부대가  무자비한 시위진압에 나섰다”면서 “자동차를 타고 도망가던 시위대원 2명을 탱크가 통째로 깔아 뭉개 박살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시위 희생자의 장례식에 특수부대 저격병들이 잠입해 참석자들을 조준 사살한 정황도 포착됐다. 일부에서는 군부대가 여성과 어린 아이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발포했으며 박격포까지 동원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 워치’는 리비아 시위 희생자를 19일 84명으로 발표했다가 하룻만에 173명으로 늘렸다. AP통신은 병원관계자들을 인용해 사망자가 300여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지만 무자비한 유혈 진압이 계속될 경우 주민들의 희생자는 크게 늘 것이 자명하다.   


미국과 EU 등이 유혈진압을 비난하면서 사태 자제를 촉구하고 있지만 리비아 정부의 태도가 바뀔 가능성은 현재까지 낮아 보인다.


리비아 사태의 추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카다피 국가원수가 군과 민병대, 정보기관을 철저하게 장악하고 시위를 통제할 만한 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시위 확산이 어렵다고 보는 관측이 있다. 군부대가 시위 자체를 원천봉쇄할 때까지 강경진압을 계속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반면에, 40년이 넘는 독재에 대한 염증이 강하고 일부에서 무장봉기 조짐까지 보이고 있어 시위가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유혈참극을 목격하고 20일 아랍연맹 주재 리비아 대사직을 사임한 엘-호니는 “카다피는 국민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그의 권력이) 하루 이틀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이집트 관영통신이 전했다.


중동전문가인 한국외국어대 서정민 교수는 “카다피 정권과 군부가 시위를 일시적으로 통제하는 데 성공할 수도 있다”면서도 “42년 장기독재로 정통성이 취약하고 아랍민주화 성공에 대한 주민들의 자신감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무너질 수밖에 없는 체제”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리비아는 국가체제가 북한과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에 혁명이 성공하면 시리아나 북한과 같은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