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례 북한에 적용? 中 때문에 힘들어”

리비아 카다피 군에 대한 연합군의 군사행동이 ‘실패국가’에 대한 ‘국민보호책임(Responsibility to protect)’을 근거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분쟁이나 내전, 각종 인권유린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개입 확대를 불러오지 않겠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국민보호책임’은 국가가 자국민을 상대로 인권유린 등의 반인륜적 범죄를 자행했을 때 국제사회가 개입할 수 있다는 근거로 지난 2005년 9월 제 60차 유엔총회서 열린 191개국 정상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됐었다.


리비아에 대한 이번 군사행동은 ‘국민보호책임’ 적용의 첫 사례로 기록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9일 파리 방문 중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리비아에 대한 군사개입은 국제사회가 국민보호개념을 적용해 나선 첫 사례”라고 언급했다.


이는 국가 주권을 이유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이 이뤄지지 않아 인명 피해가 확산되었던 과거 경험에 기초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수단 정부의 아랍화 정책에 반대했던 20만명을 희생시켰던 다르푸르 분쟁,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야당 후보측 운동원 살인 등 사회적 혼란을 일으켰던 일, 사이클론 피해로 수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음에도 국제사회의 지원을 거부한 미얀마 사태 등이 대표적인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리비아에 대한 다국적군의 군사행동은 더 이상 인권을 말살하는 주권을 우선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민보호책임’ 적용은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던 일이라는 점에서 이에 반발하는 국가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다국적군의 공습 직후 “리비아에 대한 군사 공격에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은 23일부터는 우쓰커(吳思科) 중동특사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시리아, 레바논, 카타르 등 중동 5개국에 파견키로 결정, 군사행동 반대 여론을 확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리비아 군사행동의 근거가 된 ‘국민보호책임’ 적용이 앞으로 자국민에 폭압정치를 행하고 있는 북한, 미얀마 등 독재국가에 확대 적용될 것인지 여부도 관심사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이번 리비아에 대한 군사행동은 국제사회가 용납하기 어려운 한 국가의 인권유린에 대해 보편적인 사법권할권이 인정되는 추세에서 나온 것”이라며 “인권의 영역은 점차 확대 적용될 것으로 국제사회는 핵문제 보다 인권문제를 더 중요시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내년 5세대 지도부가 등장하는 중국으로서는 국제 리더쉽을 행사할 수 있는 소프트 파워을 보여야 하는 상황에서 중국 역시 인권문제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을 것”이라며 북한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은 향후 ‘국민보호책임’ 개념이 독재 국가로 확대적용될 가능성에 대해 “이번 리바아의 경우는 선별적인 적용에 불과하다”며 “이번 사태를 경험한 중국, 러시아는 앞으로 국제사회의 군사행동을 규정하는 결의안의 상정조차 반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정치에는 ‘휴머니즘’이 있을 수 없고, 힘의 논리인 역학관계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 실장은 “다국적군의 리비아 군사행동은 자국민을 폭격하는 등 카다피의 폭정에 대한 국제사회의 응징의 의미도 있지만, 보다 큰 의미는 참여하고 있는 국가마다 이해관계에 따른 행동으로 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실장은 “사담 후세인의 폭정에는 눈감았던 프랑스가 카다피 폭정만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며 “경제적 이익과 더불어 국제적 리더쉽 발휘를 통해 차기 선거에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른 한 전문가는 “인권을 문제로 외부 개입에 물꼬가 터진 이상 이러한 흐름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북한은 중국이 반대하는 이상 국제사회의 개입이 어렵기 때문에 북한문제를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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