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 무산…궁지 몰린 반군

국제사회가 리비아에 대한 군사개입을 머뭇거리는 사이 리비아 정부군의 압도적 군사력이 반군들을 궁지로 몰고 있다.


서방 강대국들의 모임인 G8(주요 8개국)은 14~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외무장관 회담을 열어 리비아 사태 해결을 위한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군사개입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에는 실패했다.


프랑스와 영국 등은 이날 회담에서 리비아 정부군의 압도적 군사력에 밀린 반군의 ‘절박한’ 요청을 받아들여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다른 회원국들은 ‘내정간섭’을 우려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군사 개입은 해결책이 아니다”며 “북아프리카 민주화 운동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아랍연맹이 비행금지구역에 관한 좀 더 상세한 내용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G8 외무장관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무아마르 카다피에 대한 압력을 가하도록 촉구하는 수준의 성명을 채택하는 데 그쳤다. 리비아 비행금지 구역 설정은 지난 11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방장관 회의에서도 논의됐으나 원론적인 입장만 재확인한 채 결론을 내리지 못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다피군 전투기들은 지난 14일 반군에 항복을 요구하면서 ‘과거 왕정 시대 국기를 내리라’ ‘항복하지 않고 저항하는 사람은 전원 정부군에 의해 사살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전단을 살포하고 있다.


또한 리비아 정부군은 압도적 화력을 앞세워 반군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반군은 지난 일주일 동안 정부군에 밀려 동쪽으로 200km가량 퇴각한 반면 정부군은 반군의 핵심 거점인 벵가지로부터 170km 거리까지 밀고 들어왔다. 이에 따라 반군은 지난달 15일 반카다피 시위 발발 이후 한 달 만에 최대 위기에 놓였다.


반군은 시내에서 도시 게릴라전을 벌이며 동부 교통 요충지인 아즈다비야를 사수하겠다는 결의를 다졌으나 정부군의 화력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은 리비아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 대응이 어려워지자 유엔 안보리 쪽에 무게를 실으며 독자적 지원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미 백악관은 리비아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 합의가 결렬된 이후 “동결조치된 카다피 정권 자산 320억 달러 가운데 일부를 반정부 세력에게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카니 대변인은 “다양한 군사적 방안을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같은 조치들에 대해 UN 등 국제사회와 협의를 해야 한다. UN이 구체적인 방안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5일 미국내 있는 카다피 일가와 리비아 고위층 및 리비아 정부 자산 320억 달러를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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